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7.05.29 00:18

마음을 받으니 참 좋네요.

(*.177.219.103) 조회 수 4828 추천 수 67 댓글 1
선물을 받았습니다.

지난 스승의 날.
그것도 우리반 학부모가 보내주신 선물을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일에 바쁘시다고
아시는 분께 부탁을 하여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조금 요란하기도 하고,
화려하기도 한 포장지를 뜯어보니
남성 화장품이 나왔습니다.

워낙 화장품을 써 본 적이 없고,
자연 그대로의 얼굴로 사는 것이 하늘에 대한 예의같아서
앞으로도 화장품을 쓰지 않겠지만
그 선물이 좋았습니다.
학부모가 보내주면
넙죽넙죽 선물을 받던 철 없던 20대를 제외하고는
정말 오랫만에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받았습니다.

선물을 보내신 가정은 '기초수급대상' 가정입니다.
아버지는 지체장애인이라 집 밖을 나서지 못하시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을 하십니다.
평범하게 말하면, 가난한 집이지요.

지난 2005년.
선물을 보낸 가정의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
법원 앞에서 아이를 떠나보낼 때 가슴이 아팠고
18개월의 어려운 생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18개월이 세월이 지난 2006년 11월.
이 아이의 복학이 막혔을 때,
처음엔 그 "장벽"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고
그 다음엔 밟으면 꿈틀댈 능력조차도 없는 가정을 생각하니
더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울화병으로 병원도움도 받았구요.

그런데 이 아이가 올 3월에 다시 제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 선한 분들의 따듯한 마음 덕분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교직생활 약 15년만에 처음 맛 본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마음 써 줘서 고맙다는
말 없어도 볼 수 있는 부모님의 그 마음이 고와서
선물을 넙죽 받았습니다.(어디에 어떻게 쓸 지는 생각해 봐야 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받았으니 제가 먼저 선물해야 할 것 같은데,
눈치도 없이 말입니다.
어쨌거나 마음을 받으니 참 좋네요. 히~

저 지금 자랑하는 것입니다.
정말 기쁘고 고마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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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은 2007.11.05 20:10 (*.120.11.38)
    가슴이 뭉클하네요. 선생님의 표현에서 이 아이가 제 품으로 돌아왔다는 그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요. 저는 선생님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의 희망을 보게됩니다. 그리고 감사를 드립니다.
    지치지 마세요. 그리고 건강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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