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3.05.13 17:16

열무를 솎았습니다.

(*.179.72.206) 조회 수 5174 추천 수 47 댓글 2
지난 달 학급 텃밭에 뿌렸던 열무가 제법 자랐습니다.
매주 하루(수요일), 날을 잡아 아이들과 텃밭에서 채소를 돌보는데, 작은 텃밭이라고는 하지만 생각났을 때 돌보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할 것 같더군요. 사람사는 것 처럼 말입니다.

너무 촘촘이 자란 열무를 그냥 두기도 어렵고,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아이들과 텃밭에 나갈 수 없을 것도 같고, 오늘은 특활 2시간 빼고 4시간 모두 교과수업인지라 아이들과 함께 텃밭 일을 할 수도 없고...
해서, 제 혼자 열무 솎기를 했습니다.

열무를 솎고보니 제법 양이 되더군요. 그냥 버릴까 하다가 갓자란 열무가 부드럽게 보여 된장국이나 끓여 먹으면 좋을 듯하여 교실로 가져 왔습니다. 교실로 가져와 보니, 한 가정에 보내기는 너무 많고, 다섯가정에 보내기는 너무 적어 눈에 띄는 몇몇 아이들 가방에만 넣어 주었습니다.
다섯명은 현재 생활관에 있으니 별 신경이 쓰이지 않는데, 몇몇 아이들에게만 열무를 넣어 주어서 조금 찜찜하군요. 별것 아닌 일로 서로 맘이나 상하지 않을까 해서 말입니다.....

별 것은 아니지만 오늘 솎은 열무를 보내지 못한 가정에는 다음에 열무가 잘 자라면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 상하지 마세요...(잘 기억해야지....^^)

파종한 상추도 제법 자랐더군요. 파종을 하면서 한 아이들과의 약속대로 상추가 많이 자라면 날 좋은 토요일에 부모님들 모시고 아이들과 원두막에서 삼겹살이나 구워 먹을까 하는데,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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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우母 2003.05.13 18:44 (*.243.164.118)
    억지로 떼어 놓고 나니 마음이 무겁네요. 어제 밤 전화기로 들려 오는 형우 목소리에 울컥 흐르는 는물을 양손으로 훔쳤지요. 그 참 자식이란 무엇인지,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괜히 말 같지도 않은 어거지 소리로 `누가 그렇게 그 모양으로 태어 나래. 나도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먹고 읽고 할 만큼 다 했어. 다 지 팔자지 뭐.' 하고 중얼거리기도 했구요. 그리고 지금은 그냥 보내지 말았으면 부드러운 열무 먹을 수 있었을텐데^^(형우가 챙겨 오는건 아주 잘 하거든요) 모쪼록 생활관에 있는 모든 아이들 모두 다 무사히 한 달을 보낼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
    심승현 2003.05.14 22:23 (*.127.194.33)
    어제, 오늘 형우를 보니 크게 염려하실 정도는 아닌 것 같더군요.
    어제는 저녁 먹으러 가는 것을 보았는데 씩씩한 모습이던데요!

    생활관이 처음이라 하여 생활관 선생님이나, 우리 반의 다른 아이들에게 볼 때마다 때리지 마라, 친구들하고 잘 지내라는 말을 합니다. 오늘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몇 밤자면 가느냐?, 떡 나오냐?(토요일은 떡이 나오는 것 아시죠?)고 묻더군요. 집에 가고싶은 마음이 역력해 보이더군요.

    여하튼, 너무 속상해하시지 마시구요. 커가는 아이를 지켜봐 주세요.(나중에 형우에게 큰 열무 챙겨 보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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