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2023.04.12 14:34

7주 소식_소나무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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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따듯한 봄 송홧가루 뿜뿜 뿜어내던 소나무가 가을 되더니 작은 씨앗을 낳았습니다. 작은 씨앗은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땅에 안착했죠. 그리고 뿌리를 내렸습니다.

다음 해 봄, 따듯한 햇볕이 쏟아졌습니다. 봄볕과 함께 땅 밖으로 !”하고 소나무 이 나왔습니다.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온 송은 길쭉한 연둣빛 이파리를 펼쳐 양껏 햇볕을 맞았습니다. 송은 햇볕을 배불리 먹고 어느새 의젓한 꼬마 소나무가 되었죠. 송은 생각했습니다.

, 친절하고 따듯한 볕이다. 나를 키워주는 건 저 바로 저 햇볕이야.’

따듯한 봄볕에 쑥쑥 자라던 어느 날, 송은 난생처음 큰 시련을 맞이했습니다. 세찬 바람이 몰아친 거죠. 송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큰 힘이었습니다.

휘이이이~~ 꼬맹아, 내가 너를 뽑아버릴 수도 있어. 단단히 각오해!”

'바람은 나빠. 괜스레 나를 못살게 굴어……. 어떻게 하지?'

공포에 질린 송은 어떻게 하면 세찬 바람에 넘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서 있는 소나무 형제들과 다른 여러 나무를 보았습니다.

", 뿌리를 땅 속으로 깊이 내려야 넘어지지 않겠구나.!!"

송은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아 강풍에 쓰러진 나무들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송은 땅으로 땅으로 뿌리를 뻗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며칠 동안 뿌리내리기에 열중하던 사이 세차게 몰아치던 바람이 물러갔습니다. 바람이 물러나며 이야기합니다.

꼬맹아, 견딜 만했냐? 그렇게 깊게 뿌리내려야 튼튼이로 오래오래 살 수 있는 거야. 뿌리를 깊이 내리도록 계속 노력하렴.”

, 그렇구나. 뿌리가 정말 중요하구나.’

힘들기는 했지만 세찬 바람 덕분에 꼬마 소나무 송은 땅속 깊이 뿌리를 박으며 하늘을 향해 한 뼘 이상 자랄 수 있었습니다.

봄볕이 너무 따듯해 목마를 즈음, 하늘에서 비가 내려왔습니다. 꼬마 소나무의 갈증을 해결해주는 시원한 비였습니다. 송은 비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비 덕분에 또 한 뼘 자랄 수 있었거든요.

더운 여름 속으로 진입한 어느 날, 송은 더위에 지쳤습니다. 십 수일동안 내리쬔 햇볕은 송의 잎을 태울 기세였습니다.

햇볕이 나를 키워주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나를 태워 죽이나 보다……. 빨리 비가 와야 하는데…….”

송은 햇볕이 두려워졌습니다. 곧 불붙을 듯 태양이 강렬했거든요.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다 되어 갈 때, 하늘이 흐려지더니 비가 왔습니다. 한 달 가까이 메말랐던 은 무척 기뻤습니다.

비야, 비야 고맙다. 내가 못 마를 때마다 나를 적셔주는 비,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그런데, 이번 비는 좀 달랐습니다. 처음엔 꼬마 소나무의 더위와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듯하더니, 3일을 멀다 하고 계속 내리기 시작했어요. 십 수일 동안 계속 비가 오자, 비를 반기던 송은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뿌리가 썩을 텐데.’

비가 계속되자 소나무는 뿌리로 땅을 들썩거려 바람을 넣었어요. 물이 잘 빠지도록 말이죠. 그리고 몸속에 최대한 많은 물을 저장했지요. 그러면서도 바람이 전해준 충고를 잊지 않고 뿌리를 땅속 깊이 뻗었습니다. 언제 더 큰 바람이 올지 모르니까.

아니나 다를까, 오랫동안 이어지던 비가 그치더니 이내 더 세찬 비와 함께 태풍이라는 엄청나게 큰 바람이 들이닥쳤습니다. 햇볕을 충분히 먹지 못한 나무의 잎이 떨어져 나가고, 깊게 뿌리내리지 못한 나무들은 쓰러졌습니다. 물 빠짐이 좋지 못한 나무들은 뿌리가 썩었지요.

하지만 송은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푸른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었습니다.

이렇게 햇볕과 바람과 비의 변덕과 함께 한 시절을 보낸 송은 더 푸른 청년 소나무가 되었습니다.

청년이 된 소나무 송은 압니다. 따듯한 햇볕과 타든 듯한 햇볕, 부드러운 바람과 폭풍처럼 거친 바람, 목을 축이는 비와 뿌리를 썩게하는 비 모두 자신을 자라게 하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 봄으로 성큼 들어선 4월의 중순입니다. 가족 모두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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