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2023.04.13 16:13

31주 소식_바람?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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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식지를 처음 낼 적에 제목을 ‘바람’이라고 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바람’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람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5~6년 전부터 마음속에 간직한 새로운 바람이 있습니다. 2학기 들어서면서 그 바람은 너무 간절해졌습니다. 출·퇴근길에도 생각나고 밥을 먹다가도 생각나고 책이나 뉴스를 보다가도 문득 생각납니다. 그래서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두 아들에 대한 바람을.

  개인적으론 두 아들이 꽃길만 걷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지거나 궁핍한 삶“만” 살기를 원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하고, 생각처럼 쉽지 않은 세상사의 어려움도 겪으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모든 부모의 바람이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식의 고난을 기쁘게 보는 부모는 없으니까요.

  처의 표현을 빌자면 제겐 ‘개똥철학’ 같은 게 있어서, 아이들이 어릴 적엔 강제로 학습을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건강하고, ‘내가 귀한 것처럼 남도 귀하게 여기는 어른’이 되기를 바랐죠. 아이들에게 제 바람을 강요하는 것보다 내가 그런 삶을 실천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깨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듬직한 ‘어른’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나이는 이십 대 중반을 넘어서는데 여전히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 흔한 자격증 하나가 없는 데다가 방학이나 휴일이면 여전히 새벽까지 게임에 몰두하면서 정작 자신의 학업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마음이 아련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 어릴 적에 그저 빡세게 공부 시켰어야 하는데….’라며 저를 바라보는 처의 눈길에서 몸이 살짝 움츠러들곤 합니다.

 

  그러나 아직 두 아들에 대한 믿음은 움츠러들지 않고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아이들이 이런 나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좀 더 나은 길로 갈 거야.’라는 믿음 말입니다. 어쩌면 이 믿음도 순진하고 어린 마음일 것입니다.(세종은 ‘어린 백성이~~’라며 대중의 어리석음을 염려했죠.^^)

  바람이란 게 그저 개인적인 것 같지만 보편적이며 공통적입니다. 건강하기, 사랑하기, 행복하기. 모든 이의 이런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수천 갈래의 거센 물줄기를 품고 살아갑니다. 바람일 수도 있고, 원망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는. 하지만 우리가 보는 타인의 모습은 그저 ‘그가 드러내고 싶어 하는 한가지’ 모습일 뿐, 여전히 온전한 ‘그’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은 끝내 속을 다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어울려 희로애락을 나누는 부조화와 조화의 합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모든 가정에도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바람’이 있을 겁니다. 그 바람이 바람결처럼 상대의 귓가에 울리기를, 그 바람으로 가족들 모두 행복하기를, 이루어질 수 있는 바람이 이루어지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또 한 주, 가족 모두 행복하기도 바라고요.^^

  * 처음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살짝 했는데요. 매일 부모님들 이야기만 듣다가 제 이야기를 하니 좀 공평해지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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