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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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뇌는 게으른 놈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상황에 빨리 반응하기 위해 기존의 경험 체계 안에서 작용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뇌는 일단 기존 경험 체계 안에서 해결해 보려 노력합니다. 심지어 맞지 않은 퍼즐을 맞추려는 듯, 새로운 현상을 기존 경험 체계에 끼워 넣으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기존 경험 체계 안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그때야 다른 해결 방향을 찾습니다.

   우리 삶의 양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경험과 기억이 제시하는 삶의 양식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편하기에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뻔한 길을 선호합니다. 굳이 새로운 길을 가거나 샛길이 있나 확인해 보려 하지 않습니다. 설혹, 기존 길을 수리하고 보수하는 것보다 새로운 길을 택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해도, 정말 많은 사람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지 않는 한 선뜻 새길로 나서지 않습니다. 눈앞에 더 나은 새길이 보여도 기존의 길을 깁고 꿰매어 사용하는 게 좋다며 심지어 다른 사람들까지 이끌어 함께 가자고 권하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기존 길의 맹점과 허술함을 극복할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제시하는 사람이 나타나는데, 우리는 이런 사람을 혁신가”, “혁명가또는 선지자로 부릅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혁신의 길을 받아들이고 같이 가게 되면 예전 길은 수풀로 덮이고 새로운 길이 사람들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길은 세월 속에 기존의 길이 됩니다. 물론 새로운 길이 생겨도 꾸준히 제 기능을 하며 없어지지 않는 옛길도 많이 있습니다.

   좀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는 길을 물색하거나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할까요?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기의 삶과 자기 삶을 품은 사회의 구조를 낯설게 보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공중부양이라고 합니다. 2년 전 집필했던 공중부양의 인문학은 낯설게 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고요.(광고같지만.^^)

   공중부양은 낯섦과 익숙함의 어중간한 상태,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물들까 말까의 상태를 말합니다. 공중부양이란 것은 자신이 속한 장()에서 벗어나지 않을 만큼의 뜸과 자신의 장()으로 완전히 붙지 않을 정도의 가라앉음을 반복합니다. 나의 장()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너무 높이 떠서 아예 장()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나의 장()으로부터 너무 높이 떠서 아예 장을 벗어난다면 그것은 공중부양이 아니라 이탈이 됩니다. 반대로 장()에 너무 밀착하여 그 장()과 하나 되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곧 나는 소멸하는 것이니까요. 공중부양은 한마디로 나의 장()가까이 있되 붙지 않고, 떨어져 있되 완전히 어긋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공중부양의 상태로 자신과 자기 삶을 품은 사회의 구조-또는 자신이 속한 장()-을 낯설게 볼 수 있어야 좀 더 새로운 길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반드시 볼 수는 없을지라도 자기 삶을 환기할 수는 있죠.

 

   내가 살아가는 다양한 나의 장() 중에 교육의 장()이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 교육의 장()에서는 연이은 교사들의 사망에 언론과 대중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반응의 대부분은 너무나 뻔한 것입니다. 익숙한 것을 빠르게 구겨 넣거나 익숙한 것에 선 하나 더 긋는 반응이라고 할까요?

   특수교육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수교육계에서도 유명 웹툰 작가의 아들과 관련된 일이 알려지면서 대중과 언론은 과열된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반응들도 여지없이 틀에 박혀 있습니다. 누가 잘했다거나 잘못했다고 서로 비난하거나 증명하려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거의 모든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낯설게 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재 자신이 붙어 있는 장()을 벗어나지 않을만큼 높이 떠서 그 장()을 조망해 보는 거죠. 자기 삶의 방식으로부터의 "공중부양" 말이예요.

  앞으로 몇 회에 걸쳐 특수교육의 중요한 이슈인 통합교육, 개별화 교육, 교육과정(특수교육 교육과정), 문제행동(어려운 행동, 위기 행동, 도전 행동) 등에 관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크게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이야기해 볼 요량입니다. 높이 공중부양할 때, 엉덩이에 에너지가 부족하면 봉석이를 불러야할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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