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는 1972년 교육법을 개정합니다. 그 이후엔 장애 학생(제 표현으로는 '장애를 많이 느끼는 학생')만 분리하는 교육(우리나라 용어로는 소위 '특수학교' 등)을 폐지합니다. 그리고 모든 학생에게 같은 공간(우리나라 용어로는 소위 '일반 학교')에서 교육하도록 합니다. 한 공간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사(우리나라 용어로는 소위 '특수교사')를 배치합니다. 도움을 줘야 하는 정도에 따라 그 교사의 수가 1교사:1학생일 수도 있고, 1교사 :2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가 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조사하고 연구해 본 결과, 그렇다고 합니다.(개인적으로 이탈리아를 가 보고 싶습니다.)

  저는 위대한 분들이 말하는 교육의 본질을 당연히 모릅니다. 백 명이 교육의 본질을 말하면 백 가지의 본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뭐 알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어차피 사람의 탄생과 함께 탄생한 교육의 본질은 없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이룬 사회가 사람을 좀 더 자기가 사는 사회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요구하고 결정한 그것이 교육의 본질입니다. 미국, 러시아, 일본, 북한, 이라크 등 모든 사회의 교육 목표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회니까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교육목표는 어떤가요? 홍익인간은 박제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입니다. 특정 세력들은 홍익인간을 얼굴 빨간 인간으로 보고, 비난하고 무시하면서 홍익인간은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뭔가 이롭게 하기 위한 교육'은 아주 오래된 사회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는 너무 오랜 세월 외세의 강점(强占)과 군부의 독재로 시달렸습니다. 이 사회는 그의 원인이 된 사람이나 그로 인해 왜곡된 사람들이 여전히 사회의 지도층으로 살아가는 뭔가 좀 찜찜한 느낌의 사회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보기에 이 사회를 이루는 대다수 구성원(시민)은 건전한 상식과 귀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 사회의 대다수 사람은 소리를 왜곡하지 않고 바른 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건전한 상식과 바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많은 사람은 우리 사회의 교육 본질이 '모두가 일등을 추구하'거나 '수만 명을 먹여 살리는 특정인을 기르는' 특별한 교육이란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이 사회가 교육의 보편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부류를 위한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한, 그냥 교육 말입니다. 여기에서 특정한 부류는 돈과 권력이 많은 사람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용어로) 특수라고 이름 붙여진 사람들도 포함합니다. 

  “모두에게 적절한 교육”이야말로 이 사회에 필요한 교육의 본질에 가깝습니다.

 

  저는 지금이야말로 '특수'나 '특수목적' 그리고 '일반'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절한' 교육이 필요한 시기며, 이를 시도할 수도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수와 일반을 가르거나 통합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아예 특수와 일반이란 말 자체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극을 향해 갈수록, 민주주의의 위기를 체감할수록 교육의 본질은 보편성을 향해 가야 하며, 이를 제 말로 표현하면 '모두에게 적절한 교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