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8.10.16 11:18

깨자! 잠에서, 나쁜 꿈에서.

(*.247.18.66) 조회 수 5601 추천 수 0 댓글 0
오랜 시간 잠을 잔 느낌입니다. 나쁜 꿈을 꾸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깨려고 하나봅니다. 몸이 찌뿌등하고, 정신이 몽롱합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제 마음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마음으로 맑은 세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주위에서 그냥 그대로 두려고 하지 않을뿐더러, 하나의 마음을 가지고 사는 스스로의 삶도 팍팍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둥글게 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타협을 하기도 합니다.

올 한 해는 전년도에 힘들 일들이 많아서 많은 시간을 가지고 쉬면서 재충전을 하고자 했습니다.
학년 초에는 고 3 담임을 맡고 그런대로 편안하게 출발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마음이 얇아지고 영혼은 허술해지더군요.

나이가 드나봅니다. 예전 같으면 오래가지 않을 일들이 참 오래가고, 예전엔 무시하며 살던 미운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속에서 불이 올라오니 말입니다.
특히, 작년 상반기에 학교운영위원을 하면서 부딪쳤던 여러 일부 "부장"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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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점심시간 확보와 방과후 활동에 선생님들을 투입하는 건에 대해 서로 얼굴을 붉혔지요.
작년 점심시간 40분. 여러 반이 식사를 하다 보니, 식당에서 숟가락 놓으면 점심시간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운영위원으로서 아이들 식사지도도 어렵고, 건강에 해로움이 있으니 이 점심시간을 더 늘리자는 안건을 냈습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죠. 당시 담당 부장 샘은 점심시간을 40분으로 하는 것은 자신의 “소신”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또 하나는 방과후 활동에 선생님들이 투입되는 건이었는데, 저는 ‘하루 종일 수업을 하고 또 방과 후에도 선생님들이 수업을 하면 정상적인 학사일정이 돌아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강사를 구할 수 없는 경우에만 한정하자.’고 안건을 내었습니다. 당시 각 과정의 모든 선생님들이 회의를 했는데, 전체 교사의 2~3명을 제외하고 모두 동의했습니다.
이 또한 다른 소견이 있을 수 있죠. ‘우리 학교 아이들이니 우리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우리 선생님들이 방과후에도 책임지는 것이 옳다.’ 뭐 이런 이유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의견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현상이란 것이 찬반 논쟁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지요. 파시즘이나 이상한 북쪽 사회주의 같은 사회가 아닌 이상 말입니다.
정작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머리보다는 윗 사람(학교장)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마음보다는 윗 분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려는 사람들입니다. 이들과는 토론이 안됩니다. 그분의 의중과 토론해야죠.

만약, 당시 “점심시간은 40분이면 충분하다. 나의 소신이다.”라고 하신 분이 지금 학교장이나 주위사람들에게 “왜 점심시간이 50분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시정이 필요하다.” 고 한다면 참 존경할 것입니다.
만약, 당시 방과 후 활동에 강사 선생님 말고 현직 선생님이 투입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던 분이 지금도 그렇게 말한다면 저는 그분을 참 좋아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들에게는 자신의 생각이 없습니다. 윗분이 콩을 팥이라 하면 팥이라 할 것이고, 옥수수라 하면 옥수수라 할 뿐이죠. 그래서 화가 나고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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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이 아닌 윗사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자신의 마음이 아닌 윗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그들을 보면 아직도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화가 납니다. 다스리려 해도 다스려지지 않으니...
참.. 소인배입니다. 나이 들면 마음이 더 두껍고 넓어질 줄 알았는데, 얇고 좁아집니다.

전부터 기분이 좋지 않고 뭔가 탈출해야 할 시기인데 스스로 탈출할 수 없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미쳐보는 거죠. 상당기간 뭔가에 미쳐 있으면서 스스로를 다스리고 좋지 않은 감정을 잊어버리면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망각할 것은 빨리 망각하고 새로운 길은 힘차게 준비할 수 있는 일종의 망각과 활력의 이율배반적인 종합 비타민입니다. 뭔가에 미친다는 것은.

발도르프, 야뉘쉬 코르착, 비트겐슈타인 같은 사람들의 생각에 미쳤고, 우분투, 제로보드4, 제로보드XE... 등 컴퓨터와 관련된 것들에도 미쳤었습니다. 이놈들이 그 비타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망각과 활력의 이율배반적인 종합 비타민"을 먹어도 큰 효과가 없네요. 근자에는 10여일 정도 몸까지 좋지 않다보니...

어쨌거나 아이들과 만나고, 아이들 속에서 살아가려면 긴 잠에서 깨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 가장 핵심적인 답이 있다는 것이죠. 깨어날 수 있는.

정말, 맑고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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