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247.18.66) 조회 수 4709 추천 수 73 댓글 0
가을이 깊어가나 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얼마전 프레시안에서 신영복 선생의 "대립과 갈등의 시대, 진정한 소통을 위하여"라는 강연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평소 생각은 했지만 정리가 되지 않던 것을 신영복 선생께서는 다양한 예를 통해 잘 풀어 주셔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글을 읽고 그 내용 중 공감가는 작은 부분을 적어봅니다.

문득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디를 보고 달려가는지.
언뜻 생각해 보면 점점 착하고 강직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든 요즘 세상이 잘못 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사회는 위만 보고 달려가는 상방(上方)사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어감이 조금.....)
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위를 바라보면서 살아갑니다. 돈이나 힘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살기에 점점 더 좋아지는 세상이다 보니 더 높은 분들의 구미에  맞추고, 더 많은 돈을 가져 스스로도 높아지려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작은 권력이나 부를 가져 높아졌을 때는 작은 권력을 아낌없이 아래사람들에게 휘두르죠. 권한은 있지만 의무가 없어집니다. 상방사회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같은 이야기는 사람의 모습을 한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모습일 것입니다.

예전에, 그러니까 수 천년 전에는 거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맑은 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곤 했죠. 세월이 지나면서 거울이 만들어졌고 이제 사람들은 거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곤 합니다.

묵자를 읽다 보면 군자는 불경어수이경어인(不鏡於水而鏡於人)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다 아시다시피 군자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춰본다는 말이죠.
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춰봐야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보여 줄까요? 신영복선생의 말씀처럼 낮은 곳에 비춰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사람들을 무서워하고 그 사람들의 힘을 믿는 사회야말로 인간의 모습을 한 사회입니다. 신영복 선생은 프란시스 골튼이라는 통계학자이자 유전학자가 겪은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란시스 골튼이라는 분이 어느 날 시골 장터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황소 한 마리를 무대에 올려 놓고 그 소의 몸무게를 맞추는 퀴즈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돈을 얼마씩 낸 뒤, 각자 소의 몸무게를 종이에 적어 통에 넣고 제일 가깝게 맞춘 사람이 각자가 낸 돈을 모두 가져가는 것입니다.  
  프란시스 골튼이 지켜보던 날은 800명이 이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소의 몸무게를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했습니다. 아마 아무도 못 맞출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통을 열어 확인해보니 정말 맞춘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걸 조사해보니 13명은 무엇을 적었는지 판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걸 빼면 787장이 남는데, 거기에 적힌 숫자들을 다 더해서 다시 787로 나눴더니 1197파운드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소의 몸무게가 얼마였는지 아세요. 1198파운드였습니다.  
  어쩌면 소의 몸무게가 1197파운드였는지도 모르지요. 저울이 틀렸을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을 보고 프란시스 골튼은 크게 뉘우쳤습니다. 단 한 사람도 맞추지 못 했지만, 여러 사람의 판단이 모이니까 정확한 몸무게를 맞출 수 있었던 것이죠."

부모는 자식에게, 교사는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한 기관이나 단체의 장은 그 구성원에게, 기업의 대표는 노동자들에게,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자신을 비춰봐야 자신의 본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높은 곳에 자신을 비춰본다면 자신의 본 모습을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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