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4.09.13 16:59

욕심버리기 힘들어.

(*.179.72.209) 조회 수 5814 추천 수 183 댓글 0
하루는 시골로 이사가는 생각을 했어.
사람도 별로 없는 곳에 집도 사고 땅뙈기 50평 정도 마련해서 말야.
아침엔 학교로 출근하고, 저녁엔 밭의 푸성귀 가꾸고, 글 쓰고 싶으면 글 쓰고, 별 보고 싶음 별 보고.
아냐, 아냐.
생각해 보니 그것도 쉽지가 않아. 아이들 교육을 걱정하는 집사람을 보면, '시골 생활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보면.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내 의지를 보면.

또 하루는 이민을 갈까 상상을 했어.
아무려면 우리나라처럼 더럽고 잔인하게 변질된 이 지긋지긋한 '돈'이란 괴물을 덜 만날까 싶어서 말야. 상대적 빈곤에 허덕이지 않고, 자식 과외에 허리휘지 않고, 집 걱정에 몸서리치지만 않는다면, 덜 벌고 덜 먹더라도 건강하게 살면 되지 뭘 더 바라.
아냐, 아냐.
생각해 보니 그곳엔 더 끔찍한 '돈'놈이 있을지도 몰라. 환상일지도 몰라. 말도 통하지 않는데..... 이민 갈 돈도 없을껄.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의지는 있는지 몰라.

또 하루는 유럽 쪽으로 공부를 하러 가는 꿈을 꿔 봤어.
처와 자식들 모두 데리고 가서 슈타이너던,괴테던, 맑스던, 칸트던 서유럽 사람들이 보았던 '인간'에 대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
근데, 이것도 아냐.
돈도 없구. 처나 자식들 고생시킬 자신도 없구, 나 스스로 고생할 의지도 없는 것 같아.

이래저래 상상하고, 꿈꾸고 그래. 머리 속으로 차름학교를 만들었다가 허물고, 머리 속으로 이민도 가고, 로또도 맞추고, 시골도 가고.....

나서 돌아가는 단순한 사람의 삶이 참 복잡하기도 해.
어짜피 나서 돌아갈 것.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행복하게 살면 될 텐데. 욕심을 버리면 될텐데..
나 또한 꿈꾸며, 상상하는 속에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꿈꾸고 상상하는 것이 욕심이고, 꿈꾸고 상상하는 것을 행하지 못하는 것도 욕심이야.

언젠가는 욕심을 버리겠지.
그게 언제일까.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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