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길 가의 풀들이 제법 자신의 색을 내며 황토빛 일색이던 천지에 예쁜 색들을 칠하는 계절입니다.

이맘때면 늘 감탄하는 것이지만 세상에 가장 보잘것 없고 힘없어 보이는 풀들의 힘-생명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살기위해 단단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그 힘을 봐도 그렇고, 바위나 돌이 자신의 길을 가로막으면 돌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이 그렇습니다.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오는 생명의 힘을 가진 새 순들을 새 봄에 봅니다.

사람의 힘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큰 산을 밀어버리고 건물을 짓는가 하면, 바다를 막아 육지로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들 보다 힘 센 동물을 도구를 이용하여 잡기도 하고, 달이나 화성까지 비행체를 띄우기도 합니다. 무언가 만들고 정복하여 더 많이 가지고, 더 빨리 움직이는 사람들의 힘을 봅니다.

허나, 봄날 땅을 뚫고 나오는 새 순의 힘과 바다를 막는 사람의 힘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전자는 생명을 키우는 힘이고, 후자는 생명을 억누르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핵발전소를 만들어 인간에게 유용하다고는 하지만(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유용한지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핵발전소 때문에 많은 생물들이 어려움에 처합니다. 바다를 막아 농토로 만들어 인간에게 유용하다고 하지만 그로인해 수 많은 생물들이 죽고, 사라집니다. 인간의 편리를 위해 도시를 세우지만 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 많은 생물들이 죽어갑니다.

결국,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사람의 힘이란 것은 인간에게만 유익한 힘, 자연에게는 위협적인 힘입니다. 언젠가는 인간의 삶도 위협할 힘입니다.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