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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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색으로 표현한 색환도

<그림1 삼원색만으로 표현한 색환도>

  

   나(사람)는 타인(사람)과 다양한 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사람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 삼촌 조카처럼 태어나면서부터 맺어지거나(친척) 혼인 같이 조금은 인위적 방법으로 맺어지기도 합니다(인척). 그리고 함께 공부하고, 놀고 일하는 과정 속에서 인위적인 방법으로 형성됩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많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과 연결된다는 것을 의미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연결된 나"는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더 "많이 의존한 나"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관계’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 이야기하면, 관계는 ‘나의 세계로 타자를 들이거나 타자의 세계에 나의 발을 담그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세계가 교차하는 정도가 많냐, 적냐에 따라 시쳇말로 ‘친한 관계냐’, ‘안 친한 관계냐’로 표현하게 됩니다. 잠깐, 여기에서 관계를 ‘나의 세계로 타자를 ….’ 이렇게 표현하니 좀 낯설고, 너무 길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말을 한마디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저는 '나의 세계로 타자를 들이거나 타자의 세계에 나의 발을 담그는' 관계를 한 마디로 ‘물들다’고 하겠습니다. 관계는 물듦입니다. 서로를 알아가며 서로에게 조금씩 호감을 갖으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물듭니다.
   <그림 1>은 펼친 색환도(色環圖)입니다. 빨강, 노랑, 파랑 세 가지 원색 물감으로 제가 직접 그린  건데요, 이런 펼친 색환도를 그리려면 가장 먼저, 빨강, 노랑, 파랑 세 가지 원색을 종이의 삼등분 지점에 반듯하게 그려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이렇게 자리 잡은 각 색의 주변을 조심스럽게 조금씩 다른 색에 침투하도록 붓질해야 합니다. 각각의 삼원색은 자기 중심색을 굳건히 하면서 주변을 적절하게 허물어 다른 색과 어울리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펼친 색환도가 탄생합니다. 만약 삼원색이 서로 어울리지 않고 버티면 그냥 빨강, 노랑, 파랑의 세 기둥이 되고요, 삼원색이 원칙 없이 섞어버리면 단순한 검은색이 되어버립니다.
   ‘물듦’으로 표현되는 인간관계는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으로 색환도(色環圖)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색환도를 만들 때 서로 자신의 색을 지키되 자신의 일부를 허물어야 하는 것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고유함을 유지한 인간이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에게 ‘서로’ 조금씩 내놓을 때 가능합니다. ‘나’만 고집하는 이가 서로에게 도움되는 ‘아름다운 관계’를 절대 이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을 희생하여 타자와 완전히 하나 되는 건 더더욱 아름다운 관계가 아닙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물드는 건 물드는게 아니라 소멸이기 때문입니다. 일대일의 관계가 아닌 수 명, 수십 명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학생을 매개로 인연이 시작된 우리 모두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제가 서로 자기 색을 사랑하되 타인의 빛에도 눈길을 주며 조금씩 물들기를 희망합니다. 학교의 여러 선생님들과 아이들, 부모님들도 모두 서로.

 

* 3월 첫 주, 학급 소식지 '늘차름'에 실어 각 가정으로 보낸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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