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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_In 33호] 몸이 아픈 것과 정신이 아픈 것

posted Nov 24, 2023 Views 6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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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병원과는 두 번의 인연이 있습니다.
   한 번은 어릴 적인데, 81년부터 83년까지 3년간 몸이 좋지 않아 입원과 외래를 반복했습니다. 84년부터는 완쾌되어서 올해(2023년)까지 40년간은 무탈하게 지냈죠. 그러다가 올해 두 번째로 신우신염과 신장농양으로 약 두 달 보름 동안 입원과 외래를 오가며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이 최고죠.
   몸이 아프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낍니다. 통증 속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과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서서히 회복하면서 ‘나’ 자신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혹은 자기 삶을 곰곰이 돌아보며 회한을 느끼기도 하죠. 보통은 이렇습니다.
   “몸이 아프면 정신(마음)도 흔들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번에 아프면서 새삼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몸이 아프면 해당 부위나 치료 과정의 물리적 고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함께 반드시 정신(마음)의 고통이 뒤따릅니다. 어린 시절 아플 적엔 친구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놀지 못하는 게 심적 고통이었습니다. 뛰노는 아이들, 가방 메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수술에 성공할 확률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기에 죽을 거란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와 거의 비슷하게 함께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아쉬움도 컸습니다. 외로움으로 우울한 마음이 지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아프니 자기 삶을 뒤돌아보거나 가족들 걱정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구요. ‘이 나이 들어서까지 뭐하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 ‘두 아들에게 난 무엇을 해 줬을까?’ 또는 ‘아내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등 여러 생각이 정신(마음)을 괴롭혔습니다. 침대에 누우면 머릿속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오랜 필름과 같은 기억이 돌아가는데, 아쉬움과 우울함이 함께 몰려오더라구요.

   그래도 어쨌건 몸이 완쾌되면 정신(마음)도 조금씩 회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몸이 완괘되면 다시 일하고,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희로애락을 나눕니다. 다시 ‘보통’, ‘일상’ 또는 ‘일반’이 됩니다.

 

   아팠던 몸이 나으면 일상으로 복귀하는 건 당연합니다. 우리는 보통 아주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몸이 아픈 채 일상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누구나 그럽니다.

   그런데 정신(마음)이 아프면 어떤가요? 저는 가끔 뉴스에 나오는 조현병 등 정신이 아픈 환자의 사건을 접하면 불편합니다. 일반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저지른 사건에는 “심장병에 걸렸던 일반인 누가~~”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지만, 정신이 아픈 분들이 저지른 사건에는 꼭 “조현병을 앓던 누구~~”, 또는 “정신과 치료를 받던 누구~~”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우리는 보통 몸이 아프면 치료하고, 치료가 안 되면 관리하면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얼마나 아프고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몸이 아파도 행복하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몸 아픈 것이나 정신이 아픈 것이나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누구나 몸이 아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정신(마음)이 아플 수 있지요. 몸이 아플 때처럼 정신(마음)이 아플 때도 치료할 수 있으면 치료하고, 치료가 안 되면 관리하면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일반’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심리적 격리만 없다면 말입니다.

   소위 “장애인”이라 불리는 사람과 “일반인”이라 불리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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