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193.18.178) 조회 수 142 추천 수 0 댓글 0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중용에 나오는 지성무식(至誠無息)입니다. 직역하자면 ‘지극한 정성은 끝이 없다.’ 이런 말인데, 이 말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겐 여러 의미를 지니는 말이지요. 사람 관계에서 성(誠)이라는 건 쉼 없어야 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습니다. 사람이란게 서로 연결되고, 서로 침투하고, 서로 물들기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선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선의로 다져진 우리 조상들의 지성(至誠)은
  "이리 오너라~~. 한 밤 쉬어 가겠습니다."
  로 대표되는 여행문화에 잘 녹아 있습니다.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을 읽다보면 이런 문화가 잘 나타납니다. 남을 사랑방이나 마구간에 재워주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사정에 따라 여행객이 하루 자고 갈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성무식(至誠無息)의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꿈도 꿀 수 없지만요.

 

  요즘은 사람을 지극히 사랑하고, 아이들을 정성으로 가르치며, 타인과 선의로 관계를 맺는 것이 망우정성(網羽鼎城)인 시대임을 깨닫습니다. 선의로 말을 건낼 수도 없고, 선의로 웃을 수도 없으며, 선의로 행할 수는 더욱 없는 시대. 선의를 가지는 것조차 범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선의가 아닌 가식의 말과 가식의 웃음과 가식의 행동을 합니다. 물론 이는 선의로 위장한 여러 범죄가 존재함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의는 다수 인간의 마음에 존재합니다. 인간의 관계망 속에 존재하니까요. 적어도 어제까지는 말이죠.


  오늘 선의가 사라지는 가장 원천적인 이유는 극한의 경쟁 자본주의입니다. 이익추구의 연료를 태워 인간 상실, 지구 멸망의 종착지를 향해 달리는 자본주의에 올라탄 우리는 "'나'의 처지에서만 정확한 교환 문화"에 익숙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티끌 같은 불이익에 불같이 분노하지만, 정작 자신의 노력 없이(또는 적은 노력으로) 얻는 태산 같은 이익은 내 실력이라 자랑하며 나누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건 이제 망우정성(網羽鼎城)의 시대입니다. 망우정성(網羽鼎城), 그물로 깃털을 잡고(網羽) 솥(동이)으로 성을 쌓는다는(鼎城) 이야깁니다.


  그물로 깃털을 잡거나 솥으로 성을 쌓을 수 있을까요? 말짱 도루묵이죠. 제가 생각하는 인간의 시대는 당위의 수평선 너머로 저물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다른 인간의 시대가 현실의 지평선 위로 떠 오를겁니다.

  그 내일의 하늘이 밝을 지, 붉을 지, 회색 빛일지 아무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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