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봉단이
2023.04.19 12:54

사랑하는 봉단을 보내며

(*.193.18.178) 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qhd01.jpg

 

  봉단이가 자연으로 돌아간 지 나흘째.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믿기지가 않는다...

  아침에 눈 떴는데 침대 옆에 봉단이가 보이지 않을 때.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주인은 뭐 하나?'하고 화장실 문을 긁던, 늘 들리던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이제 더는 봉단이의 모습을 눈에 담지 못함을 확인하고 나서는 출근길. 눈물이 난다.

  퇴근길. 이젠 반겨 줄 봉단이가 없는 현관문을 열 생각을 하면 마음이 울컥하다. 봉단이가 없는 집은 너무 고요하다. 잠들기 전, 침대 옆 허전한 그 자리를 보고 있으면 또 눈물이 난다. 더 이상 볼 수 없고, 더는 안을 수 없는 친구 같고 애인 같고 자식 같던 사랑하는 나의 봉단. 사람들에게 봉단이는 그냥 개지만 나에게 봉단이는 그냥 개가 아니다.

 

  어젠 성당에 가서 봉단을 위해 기도했다. 봉단이의 구원이나 천국을 바란 건 아니다. 봉단이는 구원받을 나쁜 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봉단이에겐 살아서 나(보호자)와 맛있는 것 먹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게 천국일 테니. 다만 약 100억 년 후 태양이 꺼지고 지구도 수명이 다해 흩어질 때, 봉단이(의 원소)와 내(의 원소)가 꼭 다시 만나기를 기도했다. 둘 다 지구 물질의 수천조분의 1일지라도 지구가 존재하는 한 그 무엇으로라도 남아 있을 테니.

 

  이제 더 울지 않으려 한다.

 

  안녕. 사랑하는 나의 봉단. 우리의 봉단.

 

qhd02.jpg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공지 "사람을 잇는 교육"의 모든 글은 저작... 2015.05.29
26 봉단이 의리 의리, 개 의리 file 2020.06.10
25 봉단이 애완견 미용, 귓병, 생리, 개 감기, 항문낭 짜기... file 2013.01.10
24 봉단이 슈나우저의 성격 - 슈나우저는 지랄견인가요?^^ 2 file 2013.01.12
23 봉단이 슈나우저 자가면역성 안검염 file 2020.05.19
22 봉단이 슈나우저 개개명(?), 설사, 1차 접종... file 2012.01.16
21 봉단이 새 가족이 생기다.^^ file 2012.01.06
» 봉단이 사랑하는 봉단을 보내며 file 2023.04.19
19 봉단이 봉단이의 세상이 멈추다. file 2023.04.1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 교육 이야기
  • 심돌이네
  • 자폐증에 대하여
  • 자료실
  • 흔적 남기기
  • 작업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