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단이가 자연으로 돌아간 지 나흘째.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믿기지가 않는다...
아침에 눈 떴는데 침대 옆에 봉단이가 보이지 않을 때.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주인은 뭐 하나?'하고 화장실 문을 긁던, 늘 들리던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이제 더는 봉단이의 모습을 눈에 담지 못함을 확인하고 나서는 출근길. 눈물이 난다.
퇴근길. 이젠 반겨 줄 봉단이가 없는 현관문을 열 생각을 하면 마음이 울컥하다. 봉단이가 없는 집은 너무 고요하다. 잠들기 전, 침대 옆 허전한 그 자리를 보고 있으면 또 눈물이 난다. 더 이상 볼 수 없고, 더는 안을 수 없는 친구 같고 애인 같고 자식 같던 사랑하는 나의 봉단. 사람들에게 봉단이는 그냥 개지만 나에게 봉단이는 그냥 개가 아니다.
어젠 성당에 가서 봉단을 위해 기도했다. 봉단이의 구원이나 천국을 바란 건 아니다. 봉단이는 구원받을 나쁜 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봉단이에겐 살아서 나(보호자)와 맛있는 것 먹으며 신나게 뛰어노는 게 천국일 테니. 다만 약 100억 년 후 태양이 꺼지고 지구도 수명이 다해 흩어질 때, 봉단이(의 원소)와 내(의 원소)가 꼭 다시 만나기를 기도했다. 둘 다 지구 물질의 수천조분의 1일지라도 지구가 존재하는 한 그 무엇으로라도 남아 있을 테니.
이제 더 울지 않으려 한다.
안녕. 사랑하는 나의 봉단. 우리의 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