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Story_In
2023.02.23 11:17

[Story_In 27호] 이 시대 전문가

(*.67.11.113) 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사전을 보면 "특정 분야의 일을 줄곧 해 와서 그에 관해 풍부하고 깊이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 을 전문가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사람을 전문가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는 인간 삶이 만들어 모든 것을 세밀하게 쪼개면서(분화하면서) 발전했습니다. 20세기 후반(1980년대 전후)까지는 '여러 사람들을 위한 재화나 서비스'를 팔아 자본을 축적했지만(집단 거래), 20세기 말(1990년대 정도)에 들어서면서 '개인을 위한 재화나 서비스'를 팔아 자본 축적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개별 거래)

   미디어 기기(디바이스)를 예로 들어보면, 20세기 후반의 구매 형태는 집단 구매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한 가구에 의 한 두 개의 미디어 기기(예를 들면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만 팔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가족단위로 미디어를 공유해도 충분히 행복함을 느낄 수 있기에 더이상의 지출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자본의 이익을 증대하는 데 장애입니다. 그래서 자본은 사회, 철학, 문화 등 인간의 모든 삶 속에 대고 속삭입니다.

   '이봐, 남과 다르게 생각해! 남과 같다는 건 추한거야!'

  20세기 후반에 들어 개인의 개성이나 취향이 더욱 존중되면서 기존 한 가족 단위당 한 디바디이스로 충분했던 가정은 가족 구성원 각자의 디바이스가 필요한 공동체로 분화합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미디어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단순하게 보면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면 이는 자본의 속성과 관련있습니다. 자본은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무엇이든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인간 자체를 파멸로 몰아 넣더라도 말입니다. 가족 등 집단 공동체에서 각 개인으로 분화될수록 자본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기기(디바이스)뿐만 아니라 인간 현상의 모든 것(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은 분화될수록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이는 자본주의의 궁극적 관심사입니다.(이런 현상에 '가치'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인간 현상의 물질적, 물리적 분화가 심화됨에도 자본 축적 비율이 적어지면 자본은 어디로 눈을 돌릴까요? 자본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정신 분화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자본에 의한 정신분열의 사회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분열의 시대가 시작되어 이제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걸 느끼나요? (개인의) 힐링, (개인의) 위로, (개인의) 마음 등 개인의 '한 자아'에 대한 분열은 이제 개인 속의 '다양한 자아'까지 분열시킵니다. '나 속의 OO한 나'를 끄집어 내서 '나'와 경쟁하거나 '나'를 위로하거나 '나'를 바라봅니다. 나의 또 다른 나, 아바타, AI, 메타버스.... 우리는 서서히 '또 다른 나를 보는 나'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자본의 무한한 이익 증대를 위해 '나'까지 분열되는 사회에서 전문가란 무엇일까요. 분열의 시대, 특정분야의 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그냥 자본주의 또는 자본의 하수인에 불과합니다. 자기 분야만 아는 전문가라면 차라리 AI가 낫습니다. 인간을 위해  지금 필요한 전문가는 "특정분야의 (가능한) 많은 것을 알고,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능한) 많은 것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 입니다. 즉, 분열되지 않는 인간관으로 자신의 일을 이해하는 사람이 전문가인 셈입니다.

   경제나 정치,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세상사엔 관심 없이 오직 가르치는 일에만 관심있는 교사. 20세기 후반까지는 너무 훌륭한 교사로 보일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21세기 이런 교사는 자본의 하수인에 불과합니다. 자본주의가 심화할수록, 물리적 분열을 넘어 정신적 분열이 강요될수록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능한) 다양한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을 가르치는 사람"이 진정 이 시대의 교사이고 가르치는 전문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잠시.. 아내를 기다리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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