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22.12.29 16:59

미성년 돌봄 휴가가 필요하다.

(*.193.18.178) 조회 수 144 추천 수 0 댓글 0

어제 우리반 한 아이가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완전히 축 늘어져 있었다.
월요일부터 6명 중 2명이 독감으로 등교를 못했는데, 이 녀석도 독감 증세가 있었다. 월요일에 미열이 있었고, 화요일엔 밥도 안 먹고 열이 38도를 넘어 일시적 관찰실에 있다가 점심시간이 지나서 부모님이 오셔서 데리고 하교했다.
그런 녀석이 수요일(어제) 또 등교를 했다. 미열이 있는데 정신을 못 차리는 듯 했다. 교실에 매트를 깔고 뉘어 놨다가, 나중엔 보건실로 옮겼다. 점심시간엔 밥을 가져다 주었더니 한 술 입에 넣었다가 뱉어버렸다. 밥을 엄청 좋아하는데... 몸이 많이 좋지 않아 보였다.

 

'부모님은 이렇게 아픈 아이를 왜 학교엘 보낼까.'
여러번 계속 생각해 봤다.
혹자는 쉽게
"부모가 너무한 거 아냐..."
라며 비난할 수 있다.

 

아이가 아프면 부모 마음은 더 아프다. 불안하고 안타깝다. 그런데 왜 아이를 꾸역꾸역 학교로 보낼까.
우리집 두 아들 키울 때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들이 어릴 적에 감기나 신종플루로 아프면 너무 난감했다. 아이 아프다고 특별휴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간호하기 위해 결근하면 내가 맡은 학급은 또 어떻게 하고... 아내도 마찬가지.

 

맞벌이를 하는 가정의 경우 아이(그냥 아이다.)가 아프면 참 난감하다. 부부 중 한 사람이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이를 간호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이 혼자 집에 두는 건 더 쉽지 않다. 혼자 집에 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먹는 건 또 어떻게 할지도..
그렇다고 아이가 아플 때 손 쉽게, 눈치 안 보고 휴가낼 수 있도록 법이나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돌봐 줄 누구를 부를 수도 없다. 병원에 하루정도 입원 시키기도 어렵고...
그나마 학교는 밥 챙겨 주고, 아프면 보호해 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아파도, 웬만하면 학교에 보낸다.

 

선진국이 되었다는데, 아이가 아프면 맞벌이 부부는 여전히 같이 아프고 불안하고 미안하다.
"너무한 거 아냐, 아이가 아파도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지. 지금이 무슨 70년대도 아니고!!"
만약 부모가 아픈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이렇게 마구마구 비난해야 한다. 그리고 요구해야 한다. 제발 아픈 아이는 좀 편하게 쉬게 해 달라고.단, 그 비난과 요구의 방향은 부모가 아니다. 현재의 대한민국 정부다.

 

 "정부는 '미성년 돌봄 휴가' 만들어라!!" 뭐 이런.

 

 아픈 아이를 돌볼 의무도, 부모가 편안하게 일할 권리를 챙겨주는 일도 모두 정부(국가)의 몫이다. 지금은 술 취한 놈처럼 제정신 아니지만.

 

"선진국이 되었다며!!! 이 술취한 XX@#@#$!@#$%!#"
아, 욕은 못 쓰겠다. 쓸만한 욕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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