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193.18.178) 조회 수 200 추천 수 0 댓글 0

  나태주 시인은 풀꽃에서 ‘자세히 봐야’ 예쁘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는 걸 넘어 “오래~~” 보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고 하죠. 물론 그 대상은 ‘타자’입니다. 그리고 아마 시에서 그 '타자'는 나를 둘러싼 사람일테죠.

  전 가끔 엉뚱하게도 너무 자세히 그리고 오래 보지 말자고 합니다. 만약 내가 ‘당신이 오래 자세히 보는 대상’이라면 너무 창피하니까요. 나도 모르는 나의 속마음이 다 들켜버리고, 보여주기 싫은 나의 모습도 다 보여줘야 하니까요. 나를 누군가 아주 자세히 그리고 오래오래 본다면 아마 숨 막혀 죽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대한 시인의 말씀을 뒤틀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 사람은 살짝 조금만 열심히 봐도 아름답습니다.

  혹시 조금 살짝 열심히 봐서 ‘그’의 허상(虛像)만 보이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할지도 모르겠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는 대상은 늘 허상(虛像)이며 진상(眞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인식할 때 반드시 무언가를 통해 인식하게 됩니다. 일종의 렌즈인데요, 이 렌즈는 당대(또는 상황)의 문화와 미디어를 반반씩 갈아 넣어 만들어집니다.
짧은 치마(미니스커트)는 이를 접하는 시대의 문화와 이를 비추고 전달하는 미디어에 따라 흉한 천 쪼가리가 되기도 하고, 비싼 패션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은 ‘문화’와 ‘미디어’라는 렌즈를 통해 특정 대상(짧은 치마)에 하나의 면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줄 수 밖에 없는 미디어 때문이기도 하겠죠. 선악이 뚜렷한 영화나 드라마, 또는 이야기를 우리는 늘 접하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삶은 단면의 사람(대상)이 그림처럼 존재하는 예측 가능한 정지된 장면 속을 살아가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셀 수 없는 모습을 가진 사람(대상)이 만들어내는 셀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장면 속을 살아가는 것이죠.

  모든 인간은 누구에겐 천사같고 또 누구에겐 악마같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여러 상황 속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달리 보이는 한 사람의 모습은 진상(眞相)이며 허상(虛像)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대상은 그것을 접하는 순간의 시대상(時代相)과 그 대상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미디어에 따라 달리 보일 뿐, 우주의 눈으로 보면 허상(虛像)과 진상(眞相)의 경계는 없습니다.

 

  우리는 문득문득 사람이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되물어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돈(錢-자본)과 돈(豚-탐욕)으로 살짝 돌아버린 듯한 현대인의 뇌구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사람을 자세히 오랫동안 보자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야만 사람이 예뻐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일 것 같으니까. 이제 사람에 대한 애정도 노력해야 하는 시대니까.

  하지만 자세히 오래 보지 않고 아주 살짝 조금만 보아도 사람이 예쁘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그대의 마음이 흔들린다.(인자심동仁者心動)‘는 혜능선사의 말씀처럼 ’마음‘만 거기에 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이는 너무나 쉽고 경제적입니다. 마음은 돈 한 푼 들이지 않아도 끝없이 솟아나는 화수분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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