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담(談)

박사, 교장, 교감 그딴 게 아쉬웠다...

posted Jul 19, 2022 Views 20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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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2015 기본교육과정 과학과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심의를 들어간 적 있다. 당시 내가 교과서 심의 부의장이었는데 마침 의장님이 오시지 않아 의사봉을 쥐었다. 심의를 해 보니 특수교육을 하는 분들로 구성된 당시 과학교과서팀이 만든 과학 교과서에 구멍이 많았다. 기본적인 과학용어조차 틀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의장 권한을 최대한 발휘해 심의 보류 의결을 했다.

  심의 보류 의결 때문에 당시 국립특수교육원 담당자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그 교과서 팀장이던 모 교수는 심의 보류 의결이 나자 연락도 안 되고 일이 진척되지 않아서 교육원 담당자가 해당 대학을 무작정 찾아가 몇 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리기도 하는 등 거의 갑질을 했다는.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본교육과정 과학과 교과서팀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교육과정의 다른 교과서는 모르겠지만, 과학은 하고자하는 팀이 거의 없단다. 독점이라고나 할까...

 

  당시 기본교육과정 심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의 부탁으로 함께 심의를 맡았던 당시 교육과정평가원의 변 모 박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헤어졌다.

  "다음에 교육과정이 바뀌면 일반 교육 과학교사와 특수교사들을 모아서 기본교육과정 과학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

  운 좋게 2014년에 '올해의 과학교사'로 선정되면서 일반교육 쪽의 과학교사를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열정적인 일반 과학교사와 장애학생을 잘 이해하는 특수교사가 함께 기본교육과정의 과학교과서를 만들어보면 정말 재미있고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예상되는 교과서 사업에 참여해 볼까 해서 여러 서류를 찾아봤다.그런데, 연구진 자격으로 박사, 교장, 교감 자격이 필요하단다. '특수교육에서의 과학'은 웬만한 박사, 교장, 교감이랑 비교해 봐도 내가 모자랄 것 같지 않은데... 내겐 애초에 이 연구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사회는 30년 동안 농땡이 치지 않고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평교사는 전문가가 아니라고 확인해줬다. 물론 집필진으로 참여할 수 있고, 그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전체 틀을 바꾸려면 연구진에 들어야 한다. 특정 단원에 내가 좋아하고 아이들이 좋아했던 실험 하나 넣자고 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박지현이 아닌 관계로, 나를 위해 룰을 바꿔달라고 하지는 못하고 그냥 포기..ㅎㅎ
 

  지난 며칠동안 처음으로 박사, 교장, 교감 그딴 게 살짝 아쉬웠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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