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2.09.30 12:10

빅 브라더가 실제 나타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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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이란 사람이 지은 "1984"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오래된 글인지라 자세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사람을 통제하는 사람(빅 브라더)의 출현을 예고하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미래를 두가지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통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정보통신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더욱 황폐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정보화가 진행되면 인간이 해야할 많은 일들을 컴퓨터나 기계가 해 줄 것이고, 인간은 많은 여가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조금 더 우세했던 것 갔습니다. 4~5년 전 교직사회만 보더라도
"정보화가 진행되면 업무들이 많이 줄어들게야.."라는 말을 많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실제 일들이 줄어들었을까요?
프로그램 하나만 보더라도 매해, 또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가 되고, 프로그램이 업그레이드되면 그 프로그램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지금 저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손으로 해도 될 일들을 만들어내고, 출력하고, 글자 하나 틀렸다고 또 출력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물자(종이 등)는 물자대로 아깝게 쓰여집니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화가 되기 보다 정보화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정도로 앞뒤가 바뀌고 있습니다.

네트나 공각기동대 보셨나요? 아마 메트릭스는 보셨을 겁니다.
요즘 많은 문화적인 흐름은 정보화가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듯 합니다.

정보화에 앞서가려는 교육부가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며 엄청난 일을 드디어 해냈습니다.

이름하여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종교, 생활수준, 전자메일, 건강상태, 재산총액, 부업명, 부업월수입, 정당·사회단체…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천여 만명의 학생·학부모 정보와 36만여 명의 교사 신상정보가 한 업체(삼성)가 만든 시스템을 통해 교육부로 집결되고 있습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기술적 설계 및 디자인은 삼성 SDS에서 제작하였습니다.)

잠시 다른 이야기 하나.

얼마 전 휴대폰으로 "현대 멀티미디어"라는 회사로부터 전화가 온 적이 있습니다. 자신들 회사의 신제품을 광고하기 위한 전화였는데, 제가 무지 화를 냈습니다.

"어떻게 제 정보를 알았죠? KT에서 일러주던가요? 전 현대에 제 정보를 알려 준 적이 없는데요. 전 현대카드도 없고, 현대 자동차도 없고, 현대 컴퓨터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에서 정보를 얻었는데요?"

그쪽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무작위로 전화를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 컴퓨터도 무슨 데이타가 있어야지 무작위로 뽑던지 말던지 하지요? 도대체 제 신상정보를 어떻게 알았는데요? 어디까지 알고 있는데요?"

그쪽에서 전화를 끊더군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정보들이 하나로 집중된다면, 그 정보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된다면....
아마, 빅브라더의 출현이라고 보아도 틀림없을 것입니다.

윈도우 쓰시죠?
윈도우에 일명 "개구멍"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마으크로 소프트도 개인의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네트웍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절대 뚫을 수 없는 시스템이라구요?
교육부에선 절대 해킹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장담하더군요.
해킹하면, 그를 막을 수 있는 백신이나 기술이 나오고, 백신이나 기술이 나오면, 더 발전한 해킹 기술이 나오고......... 이런 것들이 계속 반복되지요.
절대 뚫을 수 없는 시스템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빅브라더가 실제 나타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전 아예 빅브라더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안하지만, 당신의 맡은 일을 열심히 하시고자 노력하시는 행정실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도 제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인증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현재 타 학교에서는 많은 분들이 인증을 유보(거부)하고 있습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좀더 안정적이고, 실질적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 보완되지 않는한 말입니다.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떻하십니까?

**제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인증을 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면서 학내망에 쓴 글입니다.
정보화를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정보화가 존재하는 입니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정보화가 그립습니다.
* 심승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09 18:08)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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