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마을 맹꽁이>
장마시작 후 앞 동 아파트 꼬딱지만한 수풀 속에 맹꽁이 한 마리가 며칠째 울어댔다.
작년 장마철에도 그 곳엔 맹꽁이가 울었다. 그땐 서너 마리 맹꽁이가 며칠 울다가 짝을 찾았는지 이내 잠잠해지곤 했다. 그 전 해엔 며칠 번갈아 가며 더 많은 맹꽁이가 울었고, 짝을 찾은 듯 점점 더 소리가 약해지기를 반복했다. 그 전 전 오래 전엔 더 많은 맹꽁이 소리가 여름밤을 뒤덮었을게다.
숲 속 마을. 십여년 전만해도 숲이 우거졌던 산을 깎고 깎아 아파트를 세우고 보란듯이 이름 붙인 아파트 단지. 그래 맞아, 아파트 숲도 숲은 숲이지.
아파트 숲 작은 귀퉁이 꼬딱지만한 수풀 속에서 그제부터 울어대던 맹꽁이가 오늘 밤 또 울었다. 동무는 모두 어딜 갔는지, 짝은 있기라도 한 건지..... 숲 속에서 길 잃은 모든 맹꽁이를 부르려는 듯 늦은 밤까지 온 힘을 다해 목이 쉬도록 혼자 울었다.
맹꽁맹꽁맹꽁매엥ㄲ.
시(詩)
2020.06.27 23:15
숲 속 마을 맹꽁이
(*.223.35.25) 조회 수 229 추천 수 0 댓글 0
TAG •
- 도시개발,
번호 | 분류 | 제목 | 날짜 |
---|---|---|---|
공지 | "사람을 잇는 교육"의 모든 글은 저작... | 2015.05.29 | |
327 | 사는담(談) | 일년이 모두 지나갔습니다. | 2006.02.11 |
326 | 사는담(談) | 익고 있습니다. | 2003.02.07 |
325 | 사는담(談) | 이스라엘, 히틀러를 닮은 그들. | 2009.01.06 |
324 | 사는담(談) | 이 정도면 판매 가능할까..흠.. | 2012.05.15 |
323 | 사는담(談) | 이 동영상 좀 보세요! 3 | 2011.02.13 |
322 | 봉단이 | 의리 의리, 개 의리 | 2020.06.10 |
321 | 시(詩) | 운명 | 2011.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