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9.02.18 14:45

평화를 나누며 존경받기를.

(*.247.18.66) 조회 수 5114 추천 수 0 댓글 0

안녕하세요. 담임입니다.
아이들이 12년간의 긴 일정을 끝내고 이제 막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어떤 마음인가요? 새로운 출발이 흥미롭고 기대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우려와 걱정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이 어디 부모님들뿐일까요? 아이들도 아마 여러 마음이 교차될 것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없지만 자신이 학교를 졸업하는 것과 졸업후 복지관이나 주간보호센타, 시설 등이 학교와 다르다는 것을 마음으로나마 알고 있을테니까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올 우리 반의 학생들 중 소연이, 창균이, 영훈이, 준오, 재영이는 지난 2006년에도 저와 함께 생활했던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민철이, 승애, 재만이, 성근이도 늘 옆 교실에서 봐 왔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친근하게 느껴지는 아이들이라 한 해를 아주 재미있게 보낼 것 같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는 한 해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은 제가 아이들과 행복을 넉넉하게 나누기는 부족한 면이 많나 봅니다. 고백하건데, 특수교육을 한다고 열여덟 해 동안 허우적거렸지만 여전히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은 부끄럽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1학기는 학년 초에 뜻한 것처럼 아이들에게 매도 들지 않고(참으로 신통하게 아이들이 잘 따라 줬습니다.) 지냈지만 2학기에 들어서는 수양이 부족한지, 아이들과의 대화(마음과 마음으로)가 많이 막히고 답답했던 기억입니다.
아이들의 졸업 이후 삶이 좀 더 풍부하고 알차게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것이 사람의 힘으로는 마음대로 될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보통 사람이 그렇듯 우리 아이들도 자신이 주어진 환경에서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디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던, 이 땅에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존경받으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12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우리 아이들의 앞길에 세상 사람들과 함께 평화를 나누며 서로 존경받는 날들이 펼쳐지기를 기원합니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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