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2.06.07 19:34

믿음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179.72.206) 조회 수 3456 추천 수 45 댓글 1
안녕하세요. 담임입니다.

갑자기 왠 예수님 말씀같은 이야기냐구요?

아침에 상훈어머니께서
".... 선생님 곤란을 겪을실 것 같아 죄송합니다."
라는 짤막한 글을 보내주셨더군요.

어제는 조금 기분이 그랬어요. 어머니들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 같구요....
다 아시는 바라 어제의 일은 열거하지 않겠지만 재삼 이 학교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는 기회였구요.

어제 조금 총(눈총)맞는 느낌이었지만 제가 오히려 더 미안했답니다. 우리 학교에서 우리가 편하게 음식을 나누어야 하는데, 어머님들 마음이 불편하셨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장애인의 날, 어린이 날, 스승의 날, 소풍, 운동회 등은 우리에게 소중한 축제의 날이 될 수도 있는 날입니다.
따듯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하고, 부등키고, 나누는 그런 축제 말이예요.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내다가 "거저축제"같은 것을 열어도 좋구요,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이 함께 판을 벌여 맛있는 파전만들기 대회를 열어도 좋구요, 학부모와 교사들이 함께 가장 아름답게 미소짓기 대회를 열어도 좋구요.....

하지만 주인이 없는 학교에서의 여러 행사들은 항상 일로만 다가오네요.

학부모와 교사(또는 학교)가 서로 신뢰한다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일들이 꼬이고 꼬여 여러가지 기형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어제의 일도 그렇고,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통학버스와 관련된 일도 그렇고 근본적으로 학교와 학부모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슬펐습니다.(그러면서도 저는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님들의 관심과 힘으로 가족처럼 따듯한 학급을 꾸릴 수 있으니 말입니다.)

통학버스와 관련된 글도 읽어보면 일면, 그 글을 쓰신 어머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서로 논의하고 풀어가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더군요. 이런 것들로 인해 학교에서는 교장 이하 많은 선생님들이
"거봐, 학부모는 가깝고도 먼 사이라니까....."
라며 학부모와 거리를 두려 할 것이고, 많은 부모님들 또한
"그러면 그렇지, 학교 선생들이란....."
이라며 학교와 거리를 두려 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서로 멀어지겠지요. 학부모들에게 학교는 단순한 "아이 맡기는 곳"으로 여겨질 것이고, 교사들에게 아이들은 "조심해야 할 아이들"로 비춰지겠지요. 물론 비약이 심했지만.......

학부모와 교사는 너무나 가까워야 할 사람들입니다. 아이를 교육하고, 스스로 더 가치있게 진보하려 하는 사람이라면 부모와 아이에 대하여 의논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겠지요.

믿음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불신은 자신과 남의 의지을 안으로만 움크리게 하고, 신뢰는 자신과 남의 의지을 밖으로 펼치게 합니다. 따라서 불신은 퇴보할 수 밖에 없으며, 신뢰는 진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학교가 학부모를 믿고, 학부모가 학교를 믿는다면 어떤 일이 어렵겠습니까?

어제 퇴근길에 "희망은 있다"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눈물이 나더군요. "희~ 망이 있다네...." 라는 노래말이 역설적으로 "희~ 망이 없다네...." 로 들리는 듯 해서 말입니다.

꿈은 하늘에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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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영 2012.07.20 12:52 (*.251.18.211)
    제가 볼 때는 담당자이나 담당하는 곳에서 거치는 경험의 한계인 듯 하네요. 인간을 먼저 보고 해야 하지만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막힌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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