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흔적 남기기
2007.09.22 23:34

안녕하세요 선생님!

조회 수 6978 추천 수 5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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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창균이 누나 신애예요! 잘 지내시는 지요.
지난 학기 봉사활동 때마다 잠깐 잠깐 뵙고.
또 못 뵙네요.;

저는 지금 서울에 있는 동천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어요.;
복수전공으로 인해 3학년인데도 불구하고 교생실습을 하자니..
이리저리 어려운게 한 두가지가 아니네요.;;

힘들때마다 어찌나 선생님과 아이들과 어머님들과 함께 등산하던 그 날이 생각나는지.
높지 않은 정상에서 쐬던 바람은 제 마음까지도 늘 시원하게 해줬는데;;
그래도 그렇게 많이 힘든 생활은 아니라 즐겁기도 한답니다.

중학부 2학년 아이들 11명과 함께 생활하면서
요즘은 참 고민이 이래저래 많아요.

정신지체 아이들과 자폐 아이들이 함께 있는 우리반은..
학습 능력의 차가 대략 상4 중4 하3명이라.;
실제 수업시마다 어떤 그룹에게 중점을 두어야 할지 대략난감..;
매번 매번 고민이 한 가득이예요.;

그래도 막상 수업할때는 제 눈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귀엽기만 한지...




정말 얌전하고 가만히 있고 상동행동으로 눈 앞에서 손 흔들기만 하던 자폐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갑자기 어느 순간에 돌변하면서 제 손을 비틀면서 햘퀴고 꼬집었었어요.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순간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있었던 지라.;
아픔과 두려움보다도 몸의 본능이 알아서 아이를 제지하더라구요.

창균이 만한 키의 비슷한 힘이라 순간 창균이에게 혼(?!) 났던 그 순간과 오버랩되면서
몸이 긴장과 동시에 부르르 떨리긴 했지만.
그래도 저의 통제(말이 이상하지만 적절한 단어가 떠올르지 않아서;;)에 의해
더 이상의 희생자는 없었어요.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무서워 했고
무엇보다 담임선생님께서 많이 두려워 하시더라구요.
담임선생님께서 40대 아주머니시긴 한데 워낙 얇으시고 아담하신 분이시라..
그 아이의 행동에 깜짝 놀라셨던 거죠..

아이가 심하게 폭력성을 드러내면 선생님께서도 어쩌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긴 마루걸레를 들어서 혼내듯 해야 조금 멈추듯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만 안 보이고 옆에 약한 친구가 있으면 또 그 아이를 햘퀴고 꼬집고..;
다른 동료 교생도 한 번 맞고 나더니 덜덜덜 떨더라구요. 밥도 못 먹고.;

몇번이나 그런 일이 생기니 선생님께서 아이 어머니와 통화를 하시더라구요.
교생의 입장인지라 통화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심선생님의 생각도 많이 났구요.
창균이 때문에 애 많이 쓰셨겠구나.
싶은 게..^^;;

약물 치료 이야기도 나오고.
부모 교육 이야기도 나오고..

그러면서 지금의 창균이를 생각하고
그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고...

그 날은 정말 구석에서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참 귀여운 아이인데
그 미소 한번에 저 조차도 웃음이 만발인데

그렇게 한 순간에 아이들이 돌변하는 걸 볼때마다 어찌나 속상한지..
그래도 그런 아이를 같은 반 친구로 걱정하는 다른 학생들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감동도 많고 고민도 많고 웃음도 많고 울음도 많네요..

29일에 교생실습이 끝나가는데. 사실 겁이 좀 나요.

거의 3주 밖에 안 만난 이 귀염둥이들때문에 울 것 같아서 말이예요.
그래도 우는 모습 보이기 싫어 화장실로 직행한 적이 많은데..

선생님께서 창균이에게 그리고 저희 가족에서 끼치셨던 그 선한 영향력처럼.
저도 한 아이 한 아이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추석이 되니 좀 쉴 수 있어 이번에는 글도 좀 몇자 적어 봤어요.! ^^
건강하시고 즐거운 추석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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