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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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어떤 부모의 가슴에는 카네이션이 달렸고, 어떤 부모의 가슴에는 카네이션보다 붉게 자식이 묻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많은 아이들은 스승의 가슴에 달 카네이션을 들고 있겠지만, 이제 다시는 그 카네이션을 달아줄 아이도, 달 스승도 없어진 채 통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부재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가만히 있으라.’

한 달 전인 4월 16일. 세월호는 침몰했고,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있던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믿고 착하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삼킨 것은 탐욕과 부패, 권위주의로 찌들어 흐리디 흐린 어른들과 권력, 그리고 이것들보다 더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바닷물이었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살려 달라’는 외침과 기도의 간절함은 차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가만히 있으라.’하고, 곧 쳐들어오는 어두운 바닷물 속에서 느꼈을 아이들의 좌절과 통곡은 아이들의 것만이 아닐 것입니다. 서서히 침몰하는 대한민국 속에서 신문과 방송, 그리고 정권에게 늘 ‘가만히 있으라.’ 고 끊임없이 강요당하는 너의 좌절이고 나의 통곡입니다. 
권력의 눈치보기에 여념없는 방송과 언론은 우리 아이들에게 세월호 선장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말한다.
“애통해하고, 비통해하라. 단, 가만히 있으라.”고.
도대체 누구를 위해 ‘가만히 있으라.’는 것인가요. 자식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묻고 행진하는 유가족들을 위한 것인가요, 울분을 참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한 것인가요, 더 큰 욕망을 삼키지 못할 처지에 놓은 신문과 방송, 권력을 위한 것인가요. 

‘가만히 있어도 될까.’

참사가 있은 후 책임회피만 하는 무능한 정부와 그 수반, 정부가 던져준 기사만 받아쓰는 언론들, 자칭 미개하지 않다고 여기는 소수 부류들은 국민의 눈과 귀, 입을 통제하려고만 합니다. 그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하려는 시민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방송 언론의 왜곡과 정권의 탄압보다 더 슬픈 것은 우리 스스로 ‘가만히’ 있을 것을 선택하고 순응하는 것입니다. 
정말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입니까.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 사회는 소외된 노동, 경쟁 교육, 재벌 경제, 갑질 사회제도와 권위의식, 군사문화, 친일의 잔재 등으로 여전히 침몰하고 있고, 신문과 방송, 권력들은 매 순간순간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 어르고, 협박하기를 반복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침몰하는데 신문과 방송, 권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가르치는 사람'의 도리인가요. 여전히 우리 아이들이 타고 있고, 우리 이웃이 타고 있는 이 큰 배는 침몰하는데도 말입니다.
“걱정 하지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故) 최혜정 선생님의 마지막 말입니다. 
스승의 날 생각합니다. 
나 스스로도 삶과 앎의 실천현장에서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행동했는지. 침몰하는 교육에서, 사회에서 침묵하지는 않았는지. 하라는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았는지.
아이들을 침몰시키는 여러 상황 앞에서 더 이상 가만히 있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스승의 날이면 누군가 보내준 카네이션을 쑥스럽게 뒤로 감추곤 했지만, 제51회 스승의 날 오늘은 스스로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차가운 바다에서 운명을 달리한 아이들아. 걱정하지마. 나 한 사람이라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게.'
'장애라는 긴 터널 속에 살아가는 예들아. 걱정하지마, 너희들을 위해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게.'

* 참고 : 이 글은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인문교육과정' 대학원생들의 글을 제 마음에 맞게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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