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딸아이 입학식할때 손잡고 선생님 얼굴 먼발치로 한번 뵙고 바쁘다는 핑계로 그저 막연히
내 아이니까 잘하고 있으리라 믿으며 넘쳐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아이인데 뭘 걱정해 하며
담담히 지내다 오렌만에 틈이나 학교를 찾았습니다.
알림장에 적어오는 내용들이  영 맘에 걸리긴 했지만...선생님은 알림장에 오늘 떠든아이 누구누구
오늘 말 안들은 아이 누구누구 오늘 칭찬 받은아이 누구누구 하며
그 고사리들에게 옮겨적게하곤 하십니다...결정적으로 소풍가는 날 누구 누구
몇아이 이름을 적어놓곤  아이들이 관리가 필요하니 동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딸아이는 칭찬 받는 쪽에  종종 이름 올라가니
그저 남의 일로만 여기며 쉽게 생각했습니다
딸아이가 첫 학교생활에 적응 잘 하고 있나 궁금하고 염려스러운 마음에 찾은 학교였습니다.
자리 앉기 무섭게 딸아이의 칭찬을 줄줄이 늘어 놓으시던 선생님
아니 어쩜 그리 아이를 예쁘게 보내세요 옷도 제일 잘입히고 머리도 제일 예쁘게 하고
제가 얼마나 예뻐하는지 몰라요
......................황당...선생님은 옷으로 아이를 바라보셨나...실상 저는 딸아이 옷이나 신발 사이즈도
모릅니다..거의 옷을 사 입히지 않으니까요..여기저기서 얻어다 입히는 것이 대부분이고요
아이 머리 만큼은 신경써서 예쁘게 꾸미는 편이지요
적은 돈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게 머리거던요
적어도 남들에게 엄마의 정성으로 크는 아이란 인식을 심어주려는 계산도 있었구요
그렇지만  머리방울도 500원이상은 사주지도 않았습니다.
노점 좌판에서 한참을 뒤적거려 산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제가 나쁜 잣대로 선생님을 재고 있었던 걸까요?
아빠 뭐하시냐에서부터 엄마 뭐하시냐 대학은 어디 나왔냐....정말 싫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 비 전공자에 고졸사원은 저 하나 입니다
아빠도 거대기업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생산직 사원이구요
그래 밤마다 공부하며 허걱거리며 사는데...나이 사십에 말입니다
제가 광고일을 하고 있으니까 잘 나가는 줄 아셨나봐요
엄마가 조금만 밀어주면 ★이는 3학년만되면 전교임원 나가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아!!!!!어떻게 밀어줘야하는데요?
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이 왜그리 무겁던지...

그런데요 그런데요

딸아이 수업노트에 줄곧 100점이었는데요

오늘은 70점이었어요
별아! 왜 70점이지?
몰라 선생님이 글씨 더 예쁘게 쓰래...
내가 나쁜맘 먹는 거 맞죠?

우울하네요..다가오는 스승의날
꿋꿋하게 딸아이에게 편지 예쁘게 쓰라고만 할 수 있을라나
괜히 없는 돈에 백화점 기웃거리지 않을라나...자신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