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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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코로나-19로 알게된 사실
- 발달장애 학교인데 아직도 학습지를 많이 쓰는구나...
 
 
요즘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는' 온라인 개학이다. 발달장애 학생의 교육 측면에선 참 어둡고 긴 터널이다. 좋다, 나쁘다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음에 나오는 안타까움이다.
가정에 보낼 학습 꾸러미에 영상 등 디지털 학습자료나 학습지를 많이 쓰게 되는 것을 본다. 비상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생각한다. 그런데 조금 주위를 둘러보니, 발달장애 학교의 '일상적인 학습상황'에서도 영상물로 된 디지털 학습자료나 종이로 된 학습지가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발달장애 학교에서 써야되는 주된 교육도구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난생 처음 받은 월급으로 샀던 컴퓨터를 2년도 채 안되어 바꿨다. 1994년의 일이다. 바꾼 컴퓨터는 애플의 LC475.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애플 컴퓨터는 비쌌다.
많은 돈을 들이면서 얼마 쓰지 않은 컴퓨터를 애플 LC 475로 바꾼 이유는 딱 한가지. LC 475를 이용하면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학습지를 내 맘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애플의 OS였던 "system 7"은 혁신 그 자체였고, 무엇보다 애플에는 "Quark" 이라는 전자출판 프로그램이 있었다. 포토샵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은 말할 나위도 없이 눈을 현란하게 했다. 물론, 이 모든 프로그램이 정품이 아닌 크랙버전이지만..... "Quark" 한 Copy의 가격이 거의 2백만원 내외였던 것 같으니까.... 당시엔 그랬다.(그 이후 가격이 좀 내려가서 최근에 정품을 한 copy 샀다. 비록 윈도 버전이긴 하지만.)
 
LC 475에 깔린 Quark과 포토샵만 가지고도 다양한 학습지를 만들 수 있었다. 선 긋기, 점선 글자 따라 쓰기, 아웃라인만 딴 그림들, 숫자 따라 쓰기 등..
나름대로 "발달장애 학생에 맞는" 학습지를 만들어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 것 같지 않았다. 인지적 능력이 좋은 아이들은 뭘 해도 금방 따라오지만 의사표현이 안 되는 친구들에게 학습지는 그냥 종이. 그래도 나름 열씸히 했다.
당시엔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특수교육의 무기인 줄 알았다. ICT에 대해, AAC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1996년경엔 우경복지재단 연구소 소장이었던 김광선 선생님과 "도깨비 한글", "생각하기 말하기" 등을 연구·개발하기도 했다. (도깨비 한글과 생각하기 말하기는 지금봐도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정말 그 당시엔 발달장애 아이들의 학습 성패는 디지털과 학습지에 따라 결정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 2001년인가... 지금은 없어졌지만 "우리교육"에서 진행하는 슈타이너 연수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햇수가 더 많아지면서(좀 있는 척 하려면 "임상경험이 더 쌓였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발달장애인 학습활동의 디지털화와 학습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다.
 
발달장애 학생은(아니 우리 삶의 근본은) 나무 쇠 흙 등 구체물을 통해 몸을 움직이며 사람을 만나는 활동이 있어야 건강하다. 그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살짝이나마 보이고, 마음 한 켠에 서로를 위한 작은 자리가 마련되었음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소통할 수 있다.
소통한 이후엔 함께 평온함이 있다. 행동이나 인지의 발달이나 학습의 성공, 뭐 그런게 아니다. 서로 소통하면 그저 서로 평온하다. 그뿐이다.
발달장애 학교의 학습상황에서 디지털 학습자료(좀 더 있는 표현으로 하면 "디지털 콘텐츠")와 학습지가 비교적 덜 사용되었으면 좋겠다.
 
이따위 시대 역행적 생각을 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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