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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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가 가까와지니 장애인들의 ‘참정권’에 대한 이야기도 가끔 신문과 방송을 통해 나오기도 하고, 장애인 후보들의 활약상이 보도되기도 합니다.
인테넷에 들어가 ‘장애인’으로 뉴스검색을 해 보면 장애인들과 관련된 여러 일들이 보도됨을 볼 수 있습니다.
장애 아이들에게 더욱 친절해진 일반 사람들, 장애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영화나 방송, 장애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여러 분들.
세상이 많이 달라졌나봅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면 여전히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발달장애인의 ‘인권과 행복’에 관한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그들이 가지는 장애로 인해 주위의 여러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불명확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소통이 불명확하다보니 타인들과의 관계가 단절된 가운데 살아가거나 왜곡된 관계를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개인으로서 누려야 할 ‘행복’이 무시되는 기저로 작용되기도 합니다.
특히, 중증의 장애를 가진 이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장애 아이들의 ‘인권과 행복’을 생각하며서 이들이 가지는 소위 ‘문제행동’을 조용히 바라봅니다.

많은 경우, 우리 아이들을 둘러싼 일반인(부모, 형제, 선생님 등)들은 그들의 관점에서 문제행동을 정의내린 후, 표면적으로 보이는 그 행동의 결과만으로 아이들을 재단하고 통제하려 하는 경우가 보입니다.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것, 편식하는 것, 느리게 움직이는 것, 침을 뱉는 것, 이동을 할 때 줄을 서지 않는 것, 교실 밖으로 나가는 것 등을 ‘문제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붙여 놓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하여 아이들에게 적용시키려 합니다. 소위 행동수정이란 이름으로 말이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행동이라는 것을 일반인들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그 행동의 강도와 연속성에서 차이가 날 뿐이죠.
주위를 잘 관찰해 보세요. 장애가 없다는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다리를 떨거나, 편식을 하거나, 고성방가를 하거나, 너무 급하게 걷기도 하고, 침이나 담배를 아무 곳에나 버립니다. 어떤 경우엔 심하게 코를 파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누군가 강압적인 방법으로 행동수정을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 사람의 습관쯤으로 이해하죠.

가끔은 우리 아이들에게 여러 ‘문제행동’이라 이름 붙여진 것들의 이면(裏面)에 부모나 교사 등 이들을 둘러싼 일반인들의 일방적인 편리추구가 보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이 우리 아이들의 속도에 맞춰 조금 늦게 움직이거나, 우리 아이들의 행동 속에 들어 있는 마음을 이해하려 하거나, 우리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하지 않으면서 단순히 통제하고 장악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살펴 이들과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행동 하나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거나 진정 아이들의 마음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돈도 더 많이 들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의 여러 행동들 앞에서 스스로의 인내심을 기르거나 이들의 마음을 살피려 노력하는 것은 비효율적으로 비출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일반인들은 자신의 의도와 다른 아이들의 여러 행동들 앞에서 으름장이나 체벌 등 억압적인 방법을 동원합니다. 때로는 ‘교육적’이란 용어를 붙이기도 하지만 실상 이런 방법들이 동원되는 이유는 당장은 아이들을 얌전하게 만드는 쉽고 편리한 방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일반적이다 보니 아이들의 자유는 자연스럽게 통제받고, 심지어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어떤 경우엔 ‘문제행동’이라 불리는 것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자신들의 삶과 다르리라는 일반인들의 은근한 편견을 보기도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아마 더 달라고 요구할 것입니다. 만약, 말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까요? 아마 주방으로 가서 손발을 써서 그 음식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표현이 불명확한 장애 아이들의 경우엔 어떤가요? 식당에서 무언가 더 먹고 싶어 주방으로 뛰어가면 교사나 부모는 아이를 억지로 잡아 의자에 앉힙니다. “그만 먹어!”, “뛰지 마!”라고 소리치거나 “너는 편식이 너무 심해서 안돼!”라고 소리칩니다.
왜 일반인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더 먹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더 먹는 것은 문제행동이 될까요?
또 하나, 이는 학교에서 주로 보는 장면인데, 우리 아이들이 이 교실에서 저 교실로 이동할 때 많은 선생님들은 줄을 세워서 이동시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아이들이 앞 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줄줄이 이동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모습을 보면 영화 ‘쉰들러 리스트’나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유태인 수용소가 생각나곤 합니다.
유치원이나 초등부 저학년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코 밑에 시커먼 수염이 보이는 아이들도 그렇게 다니니 참 보기가 그렇습니다. 왜 일반인들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장애 아이들이 줄을 이탈하면 문제행동이 되는 것일까요?

그 외 위에서 이야기했던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것, 편식하는 것, 느리게 움직이는 것, 침을 뱉는 것, 이동할 때 줄을 서지 않는 것, 교실을 나가는 것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이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모든 행동들이 용서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우리 아이들의 행동들 중에 ‘장애인이기 때문에’ 제한받는 여러 일들이 있지는 않는가 두 번, 세 번 숙고하고 또 숙고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장애 아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픈 ‘사람’들이며 함께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장애’를 보기 전에 아이들이 가진 행복한 삶에 대한 ‘마음’을 보려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장애를 가진 이나 그렇지 않은 이, 모두 ‘행복’해야 합니다. 진정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의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우리 아이들의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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