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2002.06.07 18:45

촛불을 켜자

조회 수 8392 추천 수 259 댓글 0
"왠 촛불? 어디 정전이야? "

'갑자기 왠 촛불? 이 생각이 왜 떠올랐을까? 그렇지, 사람을 가르친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촛불 생각이 났었지....'

7차 교육과정이 발표되고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장점이 많이 있는 교육과정인듯 해 보입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 자율성,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등으로 대표되는 이 교육과정은 잘만 시행되면 사회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기대를 낳게 합니다. 하지만 잘못 시행되면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자본의 힘과 요구에 의해 지금 대학들이 서열화된 것 처럼 7차 교육과정은 어떤 사람이 행복한가보다 어떤 사람이 유용한가에 더 촛점을 맞춰 많은 어린이들을 서열화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공교육은 원래 그렇습니다. 저 또한 공교육의 한 축인 교사이지만 공교육은 온갖 제도와 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용한 인간(경쟁력이 있는 인간이나 창조적으로 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인간, 그것도 아니면 기존 틀에 순종하는 인간)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중앙에서 교육과정을 만들고, 교육관료를 배치하며, 온갖 점수와 객관적이지 못한 평점으로 교사들을 옭매어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의도, 또는 의지와 상관없이 국가가(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자본이)요구하는 인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왠 촛불을 켜냐구요?
여기 저기에서 유용한 인간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지금, 유용한 인간보다 행복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그런 학교를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박사도, 석사도 아니고 해외 유학도 나녀오지 못한 무식한 사람이지만 학교가 어떻게 생겼는 지 상식선에서 생각해 봅니다.
아마, 원시시대의 아이들은 부모 또는 주위의 이웃 어른들께 먹고 사는 것에 대하여 배웠을 것입니다. 국가가 생성되고 먹고 사는 것 이외의 여러 정보가 많아지자 주위의 학식있는 사람에게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맡겼겠지요. 우리의 서당같은 것 말입니다. 우리의 경우 일제시대를 기점으로 요즘과 같은 신식학교가 생겼습니다. 저는 지금 학교의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르칠 학생이 있으므로 교사(校舍)와 교사(敎師)가 필요했으며, 가르칠 학생과 교사(敎師), 교사(敎師)를 지원하기 위하여 행정조직이 필요했지 않았을까 하는 말을 하고픈 것입니다.
학교가 생성하고 유지되는 원천은 학생과 교사의 교육활동, 그리고 학부모의 합리적인 참여입니다. 학교 존립의 근원인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하지 못하고, 학생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바라보는 이, 학생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감시하는 이가 학교의 모든 것(교육과정)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현재 학교의 구조를 보면서 저는 새로운 학교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학교를 세우는 것이 힘듭니다. 때문에 저는 촛불을 들자고 제안합니다. 작은 촛불이라도 듭시다. 소위 교육관료가 학교의 주인인 현재의 것이 아닌,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모두가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말입니다. 작은 촛불이 모여 큰 불을 만듭니다.
* 심승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06-12 16:21)
* 심승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2-26 10:13)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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