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사-심승현 선생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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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는 가장 상징적인 미디어며 동시에 사람 사이의 보편적인 매개체다. 회사, 집, 출근 길, 여행 등 사람 삶의 장에서 타자와의 소통은 대부분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교육활동은 언어로 이루어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는 공동체의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타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경험’에 추상화 작업을 가해 탄생한 지식 덩어리다. 이러한 지식 덩어리를 잘게 나눠 어느 시기에 어떤 지식 덩어리를 가르칠 것인지 구성해 놓은 것이 교육과정이다.
   학교는 교사가 추상화된 지식 덩어리로 이루어진 교육과정을 언어라는 추상화된 미디어를 매개로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장이다. 따라서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교육과정,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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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교육과정은 “어떤 지식을 어떻게 조직할까?”에 대한 답이다. 즉 “학습자가 배울 지식의 내용 범위를 정하고(Scope), 그것을 어떤 과정을 통해 배울지 조직한 것(Sequence)”이 교육과정이다. 교육학을 다루는 거의 모든 학자는 이런 교육과정의 정의에 동의한다. 그만큼 교육과정에서 “내용(Scope)”과 “조직(Sequence)”을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의 눈에 교육과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습자”다. ‘학습자’를 괄호에 넣어버린 채 교육 내용과 조직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침반도 없이 여행을 나선 선장과 같다. 물론, 나침반이 없어도 배는 뜬다. 하지만 그 배가 침몰할지, 신천지에 닿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교육이라는 행위에서 배움 주체를 바르게 규정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교육이라는 바다에서 학습자는 나침반이다. 현재 발달장애 학교의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교육과정(교육부 고시 제 2015-81호, 2015.12.01.)”이 근간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교육과정은 그 후 일곱 번의 부분 변경을 거쳐, 최근에는 원격수업내용을 포함된 내용으로 개정 고시되었다.(교육부 고시 제2020-249호,2020.12.31.)
   고시문을 보면, 2015 교육과정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0조 제1항에 의거”하여 만들어졌으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취학하는 유치원,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육 목적과 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다. 그러니까 현재 발달장애 특수학교 교육과정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규정된 발달장애 학생을 배움 주체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가수준 기본교육과정은 배움 주체를 온전하게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아니, 담아낼 수도 없다. 왜냐하면, 발달장애 학생을 ‘국가 수준’에서 규정하기엔 그 스팩트럼이 너무 넓다. 그리고 기본교육과정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특수학교 재학생들에게 제시된 지식의 내용(Scope)은 대상학생의 수용범위를 한 참 벗어나 있으며, 교사와 학생을 교과라는 틀 속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이 발달장애 학생이 소통하기 어려운 추상화된 언어를 매개로 구성되어 있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확인하고, 국가 단위에서 발달장애인의 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교육과정을 만들어 활용하는 건 좋다. 하지만 현재 기본교육과정은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실현 불가능하고 교사에게는 실질적 소용없는 한마디로 쓸데없는 교육과정이다.
   이 연구는 발달장애 학생에게 구체적 소통과 추상적 소통을 아우르는 교육활동은 어떻게 구현되는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교육과정은 어떤 모습이고 그 한계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첫째, 지난 20년간 특수학교에 재학하는 발달장애 학생의 장애정도와 언어수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분석하였고, 둘째, 이를 기반으로 한국경진학교 고등부 2학년 1반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여 운영한 내용 중 ‘영화 만들기’ 활동을 분석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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