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사-심승현 선생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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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교에서 연구했던 내용을 조금씩 나눠 연재합니다.

제목은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의 실제"입니다. 제목이 좀 식상하긴 해도 다른 제목이 생각나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나름대로 제가 느끼는 현실의 모순을 솔직하게 진술했습니다.

발달장애 학생의 학습수준이나 특수학교의 현실과는 완전 다른 나라인 기본교육과정에 대한 제 생각들이 조금 덜 다듬어진 상태로 드러날 것 같아 조금.^^

여하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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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의 실제
- 한국경진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1. 시작하는 글
   “미디어는 메시지다.”,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다.”라는 미디어에 대한 맥루언(Marshall McLuhan)의 정의는 “미디어(media)”의 어원에 충실하면서 그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맥루언의 미디어 정의를 수용한다면 “나”의 오감과 세계를 잇는 인공적인 모든 것들은 미디어가 된다. 말이나 글, 전파 등 무형의 것뿐만 아니라 신발, 옷, 숟가락과 젓가락,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 인류 문명이 만들어 낸 모든 것은 미디어가 되는 것이다. 이를 확장하여 생각하면 미디어는 사람 삶의 모든 것이 된다.

   사람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인류 문명의 모든 것들이 미디어라고 한다면, 미디어는 단순히 메시지를 담는 그릇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사람이기에, 미디어는 “나”와 세계를 매개함으로써 메시지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부자의 밥공기와 서민의 밥공기, 식당에서의 밥공기와 가정에서의 밥공기가 다른 것처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라 하더라도 장소와 시기, 주체에 따라 형식은 달라진다. 그리고 달라진 형식은 또다시 고유한 메시지로 재탄생된다. 즉, “나”와 세상 사이의 내용(contents)이 미디어(매체)라는 도구를 통해 소통할 때, 내용을 담아 전달하는 미디어는 그 상황이 일어나는 장(場)의 배경과 상황(context) 속에서 재해석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디어 자체는 새로운 내용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미디어 자체는 메시지가 된다.

   사람은 온갖 미디어를 매개로 외부세계와 접속하며 외부세계를 자신의 세계 안으로 끌어들여 놓거나 스스로 외부세계로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새로운 감각 또는 새로운 미디어를 재생산한다. 그러므로 개인에게 미디어는 세계와 통하는 문이면서 곧 개인 자신을 미디어로 만든다. 미디어를 통해 “나”와 외부세계가 소통함으로써 서로 물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통 방법에는 구체적 소통과 추상1)적 소통이 있다.

   구체적 소통은 사람의 내면과 오감에 가까운 미디어를 통해 외부세계와 접속하여 세상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즉, 구체적 소통의 미디어는 ‘나’의 내면으로부터 시작해 오감으로 구분할 수 있는 일상이다. 구체적 소통은 감각에 가까이 있으므로 외부세계와 소통하는 정보의 양이 적고 제한적이지만 같은 공동체 안에서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 소통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나 생리적, 환경적 제한으로 지적 수준과 의사소통의 제한을 받는 사람이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외부세계와 소통을 넓혀 가는데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면, 추상적 소통은 오감과 일상에서 좀 더 벗어난 일방적인 미디어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추상적 소통은 다량의 정보가 특정한 방식에 의해 추려지거나 더해지고 또는 굴절되어 전달된다. 추상적 소통의 대부분은 ‘나’와 외부세계 사이에 기호와 상징 같은 미디어를 매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통하는 대상에 따라 소통하고자 하는 정보의 구체성, 사실성, 의도성이 사라지거나 다른 모양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또한, 추상적 소통은 그 매개인 미디어가 하나의 감각에 기반을 두는가, 여러 감각에 기반을 두는가에 따라 텔레비전, 라디오, 그림 등 좀 덜 추상적인 방법, 그리고 수, 그림(추상화), 언어 등 더 추상적인 방법으로도 나눌 수 있다. 추상적 소통은 어른이나 생리적, 환경적으로 지적 수준의 제한을 덜 받은 사람들이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 외부세계와 소통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맛, 온도, 촉감 등 “사람”의 감각과 가까운 구체적 소통이 가져오는 경험치는 대체로 비슷하며 이미지의 왜곡 또한 약하게 나타난다. 모든 “사람”은 몇 백만년에 걸쳐 이루어 온 생물학적 공동유산인 “몸”의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이다.(옴베르또 마뚜라나・프란시스코 바렐라,2007) 하지만 상징 미디어를 주된 매체로 하는 추상적 소통은 사람마다 장(場)의 배경과 상황(context)에 따라 그 경험치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언어, 음악, 미술 등 고도의 축약된 상징과 기호를 매개로 한다면 더욱 그렇다. 감각으로 시작된 구체적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약적 진화를 거듭해 온 인간의 정신세계는 고도로 축약된 상징과 기호를 구축했고 이를 매개로 소통해 왔다.
   발달장애인2)은 생리적, 환경적 제한으로 지적 수준과 의사소통의 제한을 받음으로 외부세계와 관계를 만들거나 기억을 축적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다. 연구자의 경험으로 보기에 발달장애인에게 방송, 음악 등 덜 추상적인 미디어부터 그림, 언어, 수처럼 더 추상적인 미디어까지, 상징적 미디어를 매개로 하는 추상적 소통은 종종 세상과 만나는 통로라기보다 세상을 더욱 복잡하게 뒤집어 놓는 미로와 같다.
   예를 들어, 많은 발달장애(특히, ASD) 학생들의 경우 언어와 같은 상징성 높은 미디어를 통한 추상적 소통보다 직접 손을 끌어 감각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방법으로 세상과 만나기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대부분 발달장애인이 외부세계를 알아가는 가장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오감에 기초한 구체적 소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세계를 알아가고, 나아가 외부세계를 끌어들이거나 외부세계에 들어감으로써 외부세계 즉,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미디어를 매개로 한 추상적 소통 또한 필요하다. 그리고 추상적 소통을 위한 가장흔하고 중요한 미디어는 언어다.

 

1) 이 글에서 ‘추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추상화를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 논리학에서 어떤 개념의 정의는 최근류개념과 종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때 어떤 개념의 정의를 내린다는 말과 어떤 개념으로 지칭되는 대상의 본질을 밝힌다는 말은 같은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최근류개념과 종차’를 통해 찾아낸 어떤 개념의 정의는 그 개념이 가리키는 대상의 본질이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분필’이라는 개념을 ‘최근류개념과 종차’를 통해 정의 내린다면 그것은 ‘칠판에 쓰는(종 차) 필기구(최근류개념)’ 가 될 것인데, 이것은 분필이라는 개념이 가리키는 대상의 본질을 나타내는 말이기 도 하다. 그런데 이 ‘칠판에 쓰는 필기구’라는 분필의 본질은 현실에 존재하는 다른 분필들과 차이나는 자기 만의 특질을 가진 무수한 개별적인 분필들이 가지는 구체적 성질을 버리고(사상捨象하고) 그것들의 공통적 성질을 뽑아 올려 취해진 것이다. 이 과정을 추상(抽象)이라고 한다. 

 

2)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의는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장애인 복지법” 등의 법률과, 여러 학자들의 학 술적 견해 등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원인과 상관없이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타인의 의사를 이해 하는 게 어려워 타자와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으며, 기억을 축적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는 연구자가 관찰하여 정의한 발달장애인을 기술한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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