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0.12.23 16:52

명품에 태클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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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명품"이란 말을 많이 쓴다.

물건에서 "명품"이란 말이 붙는 것들은 모두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비싼 제품들이다. 수십만원의 안경테, 100만원 가까운 지갑, 수백만원짜리 가방, 수백만원의 의류 등...

예전엔 사치품이라 불렀을 것들을 요즘은 명품이라 부른다.


궁금해서 뉴스를 검색해 봤다. 명품이란 말이 언제부터 얼마나 많이 사용되었는지.


04.png


위 뉴스검색을 보면 "명품"이란 용어는 2006년도에는 거의 쓰이지 않다가 2007년부터 꾸준히 증가하여 2010년정도부터는 최고 8,792회 정도 뉴스 기사에서 등장하는 등 거의 정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사치품"이란 용어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03.png


위 "명품"이란 용어를 조사한 같은 기간에 "사치품"이란 용어는 상대적으로 조금 사용되었으며(최고 빈도가 414회) 그 분포도 점점 적어짐을 알 수 있다.


그럼 90년대엔 그 사용빈도가 얼마나 될까요?

06.png


"명품"이란 용어는 최고 11건,


05.png 

"사치품"이란 용어는 최고 46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명품"과 "사치품"의 내용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뉴스를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수백만원짜리 가방 등은 2007, 2008년 이전엔 "사치품"이라고 표현됩니다.


저는 1996년에 산 가방을 아직도 가지고 다닙니다. 당시 250MB 외장하드를 담았던 애플가방인데, 지금도 쓸만하죠.

뜬금없이 "명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명품"이라는 말의 정착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내면을 더 채우고 좀 더 나은 사회,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기 보다 필요이상의 외양 꾸미기에 더 많은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바뀌는 생명력이 있지만, 더불어 말은 그 사회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사대강을 파헤쳐 벌어들이는 토건족들의 막대한 비용, 그에 빌붙어 친수구역 등에서 관관사업을 함으로써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의 주민들과 지자체, 껍데기만 화련한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은 청계천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환호, 강가의 들길을 포장하여 자전거길로 만들어 뭔가 수익을 내려는 사람들....... 돈이라면 죽은 생명도 살린다고 믿는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신앙의 모습입니다.

"명품"은 우리사회의 이런 돈에 대한 숭배를 표현하는 최고의 현대어가 아닌가합니다.


사치품가방에 사치품 지갑을 넣어 스스로 명품인양 착각하는 사람보다 소박한 가방에 품격있는 책 두세권을 넣어 다니는 사람이 훨씬 더 아름다운 "명품"인 것은 확실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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