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4.07.02 22:53

누가 갑질인지...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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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학교에서 컴퓨터를 구매하고 있다.

컴퓨터에 대해 다른 선생님들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에(고수들 보다야 아니지만..^^) 대기업의 브랜드 컴퓨터를 보는 눈이 대체적인 선생님들과 좀 다르다. 컴퓨터는 껍데기만 다를 뿐 같은 사양(규격)이면 대기업제품과 중소기업 제품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정보부장을 맡고나서 컴퓨터 관련 제품은 중소기업 것을 사려고 했고, 이번에 39대의 컴퓨터가 들어왔다. 

대기업 제품과 중소기업 제품이 큰 차이가 없는 것은 확실하지만 섬세함은 차이는 어쩔 수 없는가보다. 본체가 들어왔는데, 20%(약 8대)는 OS를 잘못 설치해서(정확하게는 디스크 카피를 잘못했다. 그 이유는 자세히 적을 것이 아니고...) 3일도 못가서 문제가 발생했다. 규정 등을 따지면 그냥 반품하면 되지만 39대의 본체를 반품받으면 중소기업으로서는 참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업체 직원을 불러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손 보고 있는데, 설치한지 보름이 지났는데 아직도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좀 더 섬세하게 마무리 해서 내 보냈으면 얼마나 좋을까. 중소기업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이 있지만 싫은 소리 안하고 늦게까지 본체를 봐 주는 그 업체 직원이 고맙기도 하다. 성실한 모습이 보기도 좋다.


본체는 들어왔는데, 모니터가 말썽이다. 입찰된 업체에서 물건을 넣겠다고 연락해 왔다고 행정실에서 이야기해서 봤더니 "헉!!!"이다.

모니터 39대, 프린터 9대, 노트북 1대의 낙찰된 가격은 10,936,000원인데 이 업체에서 넣은 물건의 가격을 보니 이렇다.

모니터 / 에스지컴퓨터 / TRITON-220IPS 

                                 최저 단가 : 115,000원 39대 : 4,485,000원

프린터 / 렉스마크 / MS310D 

                                 최저 단가 : 131,250원  9대 : 1,181,250원

노트북 / 레노버 / G510 59394416 

                                 최저 단가 : 570,000원 1대 : 570000

총 6,236,250원이다. 무려 4,699,750이나 차이가 난다. 아마 벤더를 통해 공급받거나 제조업체를 통해 공급받는다면 그 차액은 더 늘어날 것이다. 

만약 낙찰가격이 700만원대 정도라면 그 가격대의 성능비와 업체의 마진을 생각해서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이 정도는 너무 아닌 것 같았다. (조달의 물건구매 과정이 정말 문제다..) 행정실 담당자가 이야기하면서 너무 차이가 나니 이것은 대기업 것으로 해 줄 수 있는지 해당업체와 협의해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그 해당업체에서 지난 주에 다른 물건들로 가져왔는데, 프린터는 제시했던 규격에 맞는 반면, 모니터는 무게가 맞지 않고, 노트북은 CPU와 해상도가 맞지 않는다. 규격에 맞지 않는 물건이라 검수를 툇짜 놨더니 오늘 해당업체의 이사라는 분이 왔다. 

이사라는 분이 와서는 규격에 맞지 않으니 다시 규격에 맞춰 준단다. 그러면서 몇 번이고 하는 말.

"규격만 맞추면 되지요?"

뭐하자는 이야길까. 하자있는 물건이라도 규격에만 맞으면 넣겠다는 이야긴가? 아니면 더 싸게 직접 제조하겠다는 것일까?

노트북도 CPU와 해상도가 규격에 맞는 것으로 다시 보낸다고 하면서 하는 말.

"규격에 OS가 없으니 그럼, OS없이 넣겠습니다."

이건 또 뭐하는 이야길까? 물론 규격에는 넣지 않았다. 하지만 기타사항에 "우리학교 실정에 맞게 OS 및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 이사의 말은 우리학교에서 OS를 주면 자신 회사에서 설치한다는 것이지 자신들이 라이센스를 구매해서 설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률 자문도 받았단다.ㅎㅎ

그러면서 전화로 얼마나 소리소리 지르던지.. 뭐... 날보고 "갑질"을 한단다... 

아니 도대체, 국가 세금을 합리적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갑질인가? 마진을 40% 이상 받아 처먹으려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것이 갑질인가?

너무 세세하게(빡빡하게인가?... 어쨌던 그런 뉘앙스의 말이었는데... 아마 녹음해 놓았을 듯... 그 이사 성격에...ㅎㅎ) 물품을 검수하는 것이 갑질인가? 대충대충 봐 주지 않는 게...

헐.. 별...

정보부 일을 해 보니 학교를 대상으로 정보기기 판매를 하는 일도 생각보다 쉬운 것 같다. (여선생님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대부분 정보부장은 여선생님들이고, 여성분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기계에 관심이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업체에서 마음만 먹으면 자기 마음대로 저질의 물건을 넣거나 값을 부풀릴 수도 있다. 유지보수 업체에서 못 고친다고 돌아간 컴퓨터도 내가 가서 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왕왕있기도 하다. 하물며 물건 넣을 때야... 

CPU만 따져보면, 같은 "인텔 코어i5-4세대"라도 4670은 247,300원이고 4460은 210,200원이다. 한 두대면 몰라도 40대, 50대면 150만원, 180만원 차이가 난다. 컴퓨터 본체 두 대는 더 살 수 있는 돈이다. 이런 사정에 그냥 넘어가다 보니 혹가다가 이런 장난을 치는 업체도 있는 것 같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업체는 중앙일보 계열사다. 중앙일보 계열사가 중소기업이 될런지는 의문이지만, 그 업체와 전화하고 대화하는 행정실 직원을 보면 그 업체야말로 갑인것 같다. 규격만 같으면 되냐고 자꾸 물어보는 그 업체의 이사에게 규격에 맞추시라 했지만 들어오면 가격도 반드시 볼 것이다. 규정도 볼 것이고.

그 업체명은 중앙일보 계열사인 "제일피알"이다. 각 학교 정보부장님들은 잘 기억해 주시라. 그리고 물건이 들어왔을 때, 가격과 규격을 꼭 보시라.ㅋ


첨)

하나, 우습고 씁쓸했던 일이 생각난다. 몇 해 전, 어떤 차가 건너편 지하주차장에서 중앙선을 90도로 가로질러 내 차의 옆구리를 박은 일이 있었다. 나는 당연히 상대편 책임 아니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차주분이 내려서 자신의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책임도 있다며 하는 말.

"저는 삼성화재 가입했어요."

"...."

어쩌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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