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4.05.21 00:15

몽실언니 서문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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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와 관련되어 대통령직을 탈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몽실언니의 서문에서 권정생 선생이 썼던 글이 떠올랐다. 
   대통령직을 탈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뒤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몽실언니 머리말

몽실이의 아주 조그마한 이야기

  가끔 운동장이나 골목길에서 조그만 아이들에게 큰 아이들이 싸움을 시키는 것을 봅니다.  뒤에서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을 자꾸 이간질하고 부추겨서 결국 치고 받고 싸우게 만듭니다. 
  그럴 땐, 싸우는 아이들보다 뒤에서 싸움을 시키는 아이들이 얄밉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는 남의 물건이나 돈을 훔친 사람을 '도둑놈'이라고 부르며 욕을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몽실이라는 주인공도 한쪽 다리를 다쳐 절름발이가 된 것을 아이들이 놀립니다.  몽실은 자기가 절름발이가 되고 싶어 일부러 다친 것도 아닌데 결국은 남의 놀림감이 되는 고통을 당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남의 것을 훔친 사람도 일부러 도둑이 되고 싶어 훔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괴로운 사정이 있는 것입니다. 작은 아이들을 큰 아이들이 싸움을 시키듯이, 도둑질도 누군가가 그렇게 하도록 일을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까닭은 덮어놓고 도둑놈만 나쁘다고 욕하고 벌을 줍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몽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것과 나쁜 것을 좀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를 버리고 딴 데 시집을 간 어머니도 나쁘다 않고 용서합니다. 검둥이 아기를 버린 어머니를 사람들이 욕을 할 때도 몽실은 그 욕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나무랍니다.
  몽실은 아주 조그만 불행도, 그 뒤에 아주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몽실은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라나면서 몸소 겪기도 하고 이웃 어른들에게 배우면서 참과 거짓을 깨닫게 됩니다. 아주 조그마한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 몽실 언니한테서 그 조그만 것이라도 배웠으면 합니다.
  몽실 언니는 제가 너무도 어렵게 쓴 작품입니다. 그러나 이만큼이라도 쓴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어 주세요.
                                                                                                   1984년 4월 
 권정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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