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1.09.30 17:35

궁립의 궁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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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엔 유치원 어린이들이 체험학습을 못 갔단다.

전곡리 선사유적지로 체험학습을 가려고 어린이들은 도시락싸고 돗자리 준비해 들뜬 마음으로 학교에 왔는데, 유치원 선생님들이 사전에 배차신청을 깜빡 잊고 못했다고 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못 갔단다. 헐...


버스기사님이 못 간다고 해서 못 가게 되었는지, 교감 선생님이 안된다고 해서 못 갔는지.... 유치원 선생님께 이야기는 들었지만 본인들에게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 못 가게 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은 그 상황을 수긍할 수 있었을까.

궁여지책으로 학교 옆의 초가집엘 걸어서 갔다 왔다는데, 학교에 들어오면서 보니 학교버스 4대는 주차장에 그대로 서 있었단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학교의 주인이 버스기사님인가? 교감 선생님인가? 설혹 선생님들이 실수해서 버스 배차신청을 놓쳤다 하더라도 아이들과 부모님들과의 약속이고, 교육활동인데, 게다가 버스가 다른 일정때문에 운행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닌데, 버스를 운행하지 못할 이유가 뭔가.....

선생님들께

"앞으로는 꼭 배차신청을 해 달라"

고 당부하고(또는 그렇게도 중차대한 잘못이라면 경고를 주던지.)버스를 운행하면 되지. 버스를 운영하지 못 할 중요한 일이 있었는가? 참 이해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도 그렇고, "교육"이라는 관점에서도 그렇고, 아이들이나 학부모와의 약속이라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게다가, 오늘은 출장비가 없으니 선생님들이 체험학습으로 출장을 나갈 때 "출장비 미지급"으로 체크하란다.

대다수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생활교육을 위해 자신은 힘들어도 즐겁게 체험학습을 나간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체험학습으로 마트에 갔다가 학생을 잃어버리거나, 비 오는 날 체험학습을 끝내고 돌아오다가 한 학생이 차도로 질주해 애가 탄 적도 있었다. 나 뿐만아니라 대다수 선생님들이 이런 저런 어려움을 안고 체험학습을 나간다. 왜냐하면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지역 속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학습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장비 미지급" 뭐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하는 어떤 학교 관리자는 체험학습이 그냥 선생님들 놀러 가는 일인줄로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물론, 예산이 없어서 벌어진 상황인 것은 안다. 하지만 차라리 엉뚱한 특수교사 체육대회 같은 것을 과감하게 참가하지 않거나 기존 예산을 조정해 보고, 그래도 출장비가 모자란다면 함께 의논해 보자고 했으면 어떨까.


사람이 말을 하지만 말 속엔 반드시 그 사람의 마음이 있다.

오랫만에 궁립학교의 궁핍이 다시 느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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