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2.06.19 17:51

제자가 별거냐...

(*.247.18.66) 조회 수 4203 추천 수 0 댓글 0

갑자기, 상훈이가 보고 싶다. 스승님이라고 불러 주었던 유일한 녀석.^^

사진120619_001.jpg 

<작년 스승의 날 상훈이가 주었던 선물. 아래 받침은 나의 "마이패드"이고, 상훈이의 선물은 그 위에 종이 쪼가리 한 장.ㅎㅎ>


졸업 후 몇 년을 더 A/S했는데.... 집 나간지 한참이 되었다. 간간이 돈을 부쳐달라고 전화가 오는데, 부모님이 돈은 부쳐주지 말고 스스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고 하여 전화오면 잔소리만 잔뜩 했다.

약 달포 전에 화정에 올라왔다고 하더니, 집으로 들어오지 않고 또 노숙하러 갔나보다.

가끔 발달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제자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실제로 만재나 영훈이 등 몇몇 친구들은 뜬금없이 학교를 찾아오지만 졸업하면 아이들 보기는 정말 힘들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제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제자가 없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은 모두 내 제자니 말이다.


문득, 아이들이 보고싶다, 제자들이 보고싶다....

주먹대장 같은 주먹을 휘둘러 접근이 어려웠던 김훈, 성격이 매력적이었던 지희, 졸업하고도 가정 형편땜에 몇 년동안 자봉이라는 이름으로 더 데리고 있었던 완준이, 능력은 다르지만 귀여웠던 예림이와 영은이, 늘 고민을 던져주었던 민기, 요리활동을 잘 하고 한 방 있던 창균이, 저돌적이던 윤덕이, 늘 내가 좋다고 핥았던 상득이, 하늘나라 간 OO이, 간질로 자주 넘어지던 경림이, 같은 동네 살던 규호, 뭐던지 열심히 했던 상원이, 순한 뚱뗑이 영인이, 울보였지만 지금은 취직한 민우, 은근 귀여웠던 형우, 밝고 명랑했던 저팔계 주형이,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OO이, 아기 같았던 정호, 눈이 예뻤던 현영이, 그림을 잘 그리던 춘구, 늘 요가 자세를 하던 태권이, 주먹 한 방이지만 마음은 통했던 원진이, 귀엽지만 알루미늄 캔을 찢을 수 있는 괴력의 사나이 융, 행복했던 승애, 뭐던지 잘 하던 귀여운 아가씨 세은이,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주원이, 늠름했던 인성이, 보고싶은 순둥이 기현이, 부모님을 때려 정신병원에 갔다하여 마음 아팠던 OO, 인형같은 외모에 아저씨의 목소리 지은이, 소심공주 소연이, 지금은 취업한 멋진 청년 병덕이, 선생님보다 더 선생님같던 류, 새침데기 윤지, 가정이 불우했던 지혜, 내게 변고(^^)를 자주 주었던 재원이, 상훈이가 좋아했던 선경이, 선경이를 좋아했던 또 다른 녀석 건우, 귀여웠던 가람이..... 햐..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녀석들..


졸업해 이제 학교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생각나는 이 녀석들.

이 녀석들 다 데리고 어디 뜨면 모두 죽었어!^^ 우리 조직을 당해 낼 놈들은 어디에도 없을 걸.. ㅎㅎ 갑자기 또 목욕탕 같을 때, 등에 용그림 그린 아저씨가 우리 아이들 보고 "조용히 해!" 두 번 소리치다가 그 소리를 개무시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고 지가 먼저 나가던 것이 생각나는구먼... 아마 우리 애들 데리고 내가 뜨면 모두...ㅋㅋㅋ 내가 왕일껄.ㅎㅎㅎ


제자가 별거냐. 그냥 맘 속에 있으면 됐지. 뭐.

교실을 한바퀴  돌아보니 이 아이들과 함께했던 교실, 체취는 그대로인데....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공지 "사람을 잇는 교육"의 모든 글은 저작... 2015.05.29
362 Story_In [Story_In 25호] 바람 file 2022.10.21
361 시(詩) 아침이 file 2022.09.22
360 사는담(談) 불교의 사식론(四食論) 2022.09.01
359 시(詩) 평화주의자의 독백 2022.09.01
358 Story_In [Story_In 24호] 어긋남의 아름다움 2022.08.27
357 사는담(談) 박사, 교장, 교감 그딴 게 아쉬웠다... 2022.07.19
356 Story_In [Story_In 23호] 꽃길만 걸으면 꽃길이 사라진다. file 2022.06.2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7 Next
/ 57

  • 교육 이야기
  • 심돌이네
  • 자폐증에 대하여
  • 자료실
  • 흔적 남기기
  • 작업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