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2.06.07 18:45

새로 보는 토끼와 거북이

(*.179.72.206) 조회 수 5166 추천 수 76 댓글 0
새로 보는 토끼와 거북이

토끼는 매우 바쁜 몸입니다. 바쁠 뿐만아니라 빠르지요. 항상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를 좋아하고 성격또한 불같이 급하답니다.


하루는 토끼가 급히 길을 가다가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게 뭐야!"
짜증스러이 소리를 지르고 발 밑을 보니 느려터진 거북이가 부지런히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바쁜 토끼가 미처 거북이를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진 것입니다.
"아하, 느림보 거북이군. 토끼님이 바삐 가는데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가? 발이 늦으면 차리리 굴러다니지....."
토끼가 빈정대며 계속 말했습니다.
"거북씨는 등 껍질이 둥그니까 굴러 다니는 것이 더 빠를 꺼야."
거북이는 토끼의 이 말에 속이 상했습니다.
"누가 늦다고 그래? 나도 빠른 놈이라고."
"뭐라고? 빠르다고......."
"그래, 나도 아주 빨리 달릴 수 있단 말이야! 토끼 너보다도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그래? 그러면 우리 뜀박질 경기를 한 번 해 볼까?"
"좋아 해 보자구.거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 줄테니까"
화가 난 거북이는 얼떨결에 토끼와 뜀박질 경기를 약속하고 말았습니다. 짧은 다리에 느긋한 성격인 거북이가 토끼와 뜀박질을 해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는데도 말입니다.

드디어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시합을 하는 날이 돌아왔습니다. 토끼 가족과 거북이 가족이 나와 서로를 응원하였습니다.
"느려터진 거북이들..... 쟤들때문에 우리 마을에 발전이 없어요, 발전이....."
"정신 없이 바쁜 토끼들.....쟤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편하게 살수가 있나 시끄러워서...."
토끼가족과 거북이 가족은 한 마을에 살면서도 언제부터인가 서로를 깔보면서 미워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토끼 이겨라, 토끼 이겨라"
"거북이 이겨라, 거북이 이겨라"
서로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였습니다.
"준비 땅!"
출발 소리가 들리고 드디어 토끼와 거북이의 뜀박질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거북이는 짧은 다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뒤에 쳐지고, 토끼는 재빨리 목표지점을 향해 앞서갔습니다.
토끼가 작은 개울을 넘어 산등성이의목표지점 가까이 다다랐을 때 큰 나무가 한 그루 서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엄청 더운데 잠시 쉬었다가 갈까?'
까마득히 기어오는 거북이를 보고 토끼는 잠시 생각하였습니다.
'아니야, 잠이 푹 들면 질 수도 있으니까 먼저 목표지점에 가서 깃발을 뽑은 후 쉬어야지'
토끼는 생각을 고쳐잡고 얼른 목표지점의 깃발을 향해 뛰어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토끼와 거북이의 뜀박질 경기는 싱겁게 토끼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경기의 후유증으로 거북이는 앓아 눕고 말았습니다.
'정말 속상하군, 토끼에게 지다니.... 달리기를 다시 한 번 해 볼까? 아니야, 또 지면 어떻게 해'
거북이는 토끼의 얼굴을 보기도 싫었습니다.


거북이가 병상에서 일어난 며칠 후 길에서 우연히 토끼와 마주쳤습니다.
"헤이, 느려터진 거북씨, 우리 달리기 한 번 더 할까? 천 번을 해도 결과는 뻔하겠지만...."
토끼의 빈정대는 소리에 고개를 떨구고 있던 거북이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번쩍 고개를 들더니
"그래, 뜀박질 한번 더 하자. 지난 번에는 졌지만 앞으로는 절대 지지 않아. 장소는 지난 번 그 곳으로 하지."

이리하여 토끼와 거북이의 두번째 뜀박질 시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준비 땅!"
지난 경기처럼 토끼와 거북이 가족 모두의 응원 속에 토끼와 거북이는 시합을 시작하였습니다.여전히 늦게 오는 거북이를 뒤로 하고 바람처럼 빨리 달리던 토끼는 무언가를 앞에 두고 발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며칠 전에 온 큰 비로 인하여 작은 개울이 큰 강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북이는 며칠 전에 온 큰 비를 생각하고 뜀박질을 다시 하자고 했던 것입니다.
큰 강을 앞에 두고 토끼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늦게 도착한 거북이는 유유히 강을 건너 목표지점의 깃발을 뽑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두번째 경기는 거북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성격이 불같은 토끼도 지난 번에 거북이가 그랬던 것처럼 병석에 눕고 말았습니다. '비겁한 거북이, 내가 물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일부러 골탕먹였어......'

두번에 걸친 경기를 하면서 토끼 가족과 거북이 가족은 더욱더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경기가 끝난 후 이틀째 되던 날의 일입니다.

토끼와 거북이의 두번째 경기가 있던 날, 옆 염소 마을에 호랑이가 쳐들어와 염소 가족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에는 호랑이가 토끼와 거북이 마을에 쳐들어 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였습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안전하게 피신할 곳은 불어난 강 건너편 이외는 없었습니다. 강 건너로 피신하기 위해서 토끼와 거북이는 서로의 힘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호랑이의 움직임이 조금씩 빨라져 토끼와 거북이 마을 입구에 다다랐을 때, 거북이가 토끼네 집에 갔습니다.
"토끼야 미안해, 난 너의 부지런함이 좋아. 항상 부러워하고 있단다. 지난번 경기는 미안해. 힘들었지?"
"아니야, 거북아. 난 너의 침착함을 좋아해. 나도 그렇게 되려고 하지만 힘들구나. 지난 번 경기는 내가 더 미안하지, 내가 먼저 시비를 걸었잖아....."
토끼와 거북이는 서로의 눈빛을 보며 진심으로 미안한 표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가족들을 다 불러 모아 서로의 손을 잡았습니다.
호랑이가 마을 어귀를 지날 즈음 토끼가족은 거북이 가족을 업고 피난처를 향해 뛰기 시작하였습니다. 호랑이 또한 이들을 쫓아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강에 다다르자 이번에는 거북이가 토끼를 등에 테우고 열심히 갈퀴있는 다리를 저어 강을 건넜습니다. 강을 건너 피난처에 모두 무사히 도착했을 때 토끼와 거북이 가족들은 호랑이가 입맛을 다시며 강 건너에서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힘을 모으니 정말 좋구나."
"그러게 말이야. 우리 앞으로 서로 돕고 살자꾸나."
그 이후로 토끼와 거북이는 서로 도와가며 잘 살았습니다.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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