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2.06.07 19:37

마음의 병...

(*.179.72.206) 조회 수 4146 추천 수 46 댓글 1
안녕하세요. 담임입니다.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는지요. 요즘 감기에 어떤 부모님은 고생하시고 계시던데....

지난 한 달동안 홈페이지를 돌보지 못한 채 거의 방치해 두었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여러 어려운 일들이 생기고, 그 어려움에 마음이 아파 비틀거릴 때도 있으며, 기쁜일로 인해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람을 알아가나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희노애락의 곡선을 그리며 산다. 다만 그 곡선의 폭과 깊이가 차이가 있으며, 인간의 기본적인 영靈을 지키며 살고자 했는가 하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세상을 많이 살지는 못했지만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생물은 기氣만 있고, 식물은 생生이, 동물은 생과 기, 그리고 의지(동물의 의지에 대한 개념은 아직 생각중...)가, 사람은 생과 기와 의지, 그리고 영(인간 본연의 선하고, 영靈한 마음心)이 있어 만물의 다른 것들과 비교됩니다. 이런 인간 본연의 마음을 가지고 사람은 태어나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과, 환경의 관계 속에서 사람다움을 잃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8월 말에 중학부의 모 여 선생님이 개인적인 일(유학)로 사표를 썼습니다. 사표를 써서 제출 한 후, 다시 생각을 고쳐 사표를 철회하겠다고 몇 번이고 윗분에게 의사를 밣힌 후 직접 찾아가 사표 반려를 요구하자,
"좀 기다려 봐라. 완전히 결정되면 그때 와서 이야기 하라"
며 사표를 다시 가지러 온 선생님을 다시 돌려 보냈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 수업하는 틈을 타서 전격적으로 사표를 수리하였습니다. 공무원 연금 등 일사천리로 처리를 했더군요. 그것도, 9월 3일자로 사표 수리를 요구했는데, 거의 5일 정도 앞당겨서 말입니다. 본인의 의사가 분면한데도 앞에서는 기다리라 하고 뒤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습니다. 몇년을 같이 일한 부하직원에게, 인간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복직을 시켜 주마 어쩌마 그러면서 사람을 참 구차하게 하더군요. 복직 이야기가 나오자 처음에는 복직을 생각하던 그 선생님은 복직 조건이 너무 구차하여 복직하느니 없던 일로 하자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전에 유학을 떠났습니다.(발도르프 자유학교 교사과정을 위해 독일로 가셨는데, 참 부럽더군요....)

대충 이런일이 학교에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 없이 예쁜 우리 아이들을 얼마나 더 이 학교에서 볼 수 있을까.....
가르치는 자가 자기의 뜻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부모님들이 학교에 모이면 일일이 보고해야 하고, 뜻은 있으나 갈 길은 멀고.....

지난 한 달 동안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가르친다는 것은 스스로 배우는 것을 전제합니다.) 마음을 느끼는 것, 사람답게 사는 것 등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했습니다. 가르치는 것이 좋아 택한 길 위에서 이 길이 정말 가르치는 길인가를 고민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혼란스러웠습니다. 현재로는 결론이 없더군요.

아이들의 눈이 부끄럽지 않고자 스스로 마음을 추스리는데 참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마음의 병 깊은 곳은 치료하지 않은 채, 상처 부위만 꿰맨 격입니다. 이 상태라도 올해를 즐겁게 보내야겠지요. 원래 가지고 있던 지병(?)이니까요...

추석 끝난 주부터는 홈페이지에 더 많은 글을 올리고 그간 생각했던 새로운 학교가 가야 할 방향이나 사람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개똥철학이만, 가르치는 자는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개똥철학일지라도 나름대로의 철학이 없다면 그 사람에게 배우는 아이들은 공중에 메달린 깃발과 다를 바 없지요...)들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추석입니다.
어머니들은 가사노동에 힘들고, 아버지는 얇은 지갑에 힘들지만 아이들은 즐겁고 신나는 추석입니다. 추석 잘 보내시기를...(아버님들은 가사노동을 도와주시는 뜻깊은-?-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고향 가시는 가정에서는 안전운행 특히 신경쓰세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그럼....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39)



***** 처음처럼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6-10-1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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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영 2012.07.20 12:46 (*.251.18.211)
    그 분은 일의 순서를 배우지 못 했나보네요...
    습관인듯 합니다... 교직 생활 중간부터 익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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