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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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면서 또 지난 겨울 박교수님 강의 노검파일(^^)을 들었다.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장애'라.... 강의를 들으면서 논문의 주제에 대해 생각을 했다. 문득 떠오른 것은 "발달장애 학생과 관계하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어떤 인식과정을 통해 장애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될까. 그리고 그 장애의 실재는 있기나할까. 발달장애 학생과 관계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부모, 형제, 교사, 학교버스 기사, 식당 조리사, 방과후 강사 등. 이 사람들은 발달장애 학생이 보이는 여러 말과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까.


뭐 이런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학교에 왔는데 4교시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고등학교 1학년 김OO 학생(자폐 증후군이라고 충분히 유추되는)이 교사(나)에게 의자를 던지고 주위 친구들의 머리를 때리고 이를 막는 나의 손을 할퀴며 흥분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늘 3,4교시 이어지는 수업은 "물체와 물질".

3교시엔 올해 첫 시간이라 그런지 이 녀석과 눈이 마주칠대마다 계속

"예뻐?" (예쁘다고 해 주세요.)

라고 반복해 물었다.

한 시간 내내 '그래, 너 예쁘다'라고 말해 줘야 하는데, 다른 아이들과 수업을 하려면 그럴수도 없는 일. 칭찬받고 예쁨받는 것도 상황이 있는 것인데 무작정 해 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몇 번 받아주고 다른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그래도 실물을 가지고 진행한 3교시 수업은 잘 마무리 되었다. 잠시 쉬고 4교시가 되어서 전자 교과서의 내용을 보고 물체와 물질을 연결하는 수업을 했다. 전자교과서 초등 34학년 가의 1단원에서 아이들과 활동할 내용이 있어서 진행하다가 5페이지를 건너 뛰고 막바로 6페이지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자 김OO 학생이 5페이지를 건너 뛰었다고

"5, 5"라고 외치더니 흥분하기 시작했다.

05.JPG  06.JPG

<김OO 학생을 흥분하게 한 문제의 장면.^^>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려했던 장면^^>


급기야 자신이 과제를 해야할 차례가 되어서는 흥분하여 교사를 할퀴기 시작했다. 잠시 진정되도록 두고 다른 학생을 지도하려는데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집어 교사에게 던졌다. 순간 의자를 잘 받아 내려 놨지만(아직 젊은 순발력.^^) 정신이 까마득했다. 옆 자리 친구의 머리를 때리고, 다른 의자를 집어들려하기에 손을 잡아 말렸더니 물고 할퀴고....

공익 보조원과 한 손씩 잡고 진정될때까지 기다렸는데 그 와중에도 할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 흥분상태는 10분 정도 유지되더니 가라앉았다.

점심 먹으며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해 봤더니 작년에도 그런 일이 왕왕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거나 "예쁘다." 잘했다."는 말을 못 들으면 그렇단다. 어떤 선생님은 김OO 학생이 매일 같은 영상물을 트는 바람에 1년 내내 그 영상물을 봤다고 한다.

'이 녀석 이대로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
하는 생각이 순간 머리 속을 지나갔다.

01.jpg02.jpg


장애는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한다.(좀 더 생각해 볼 일이지만 많은 부분은 수긍된다.)그렇다면 이런 모습-그러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못하면 폭발해서 타해하거나 부수는 행동- 또한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김OO 학생이 하고 싶어하는 일은 주위 사람들이 모두 들어줘서 김OO 학생을 행복하게 해 주면 이와 같은 행동(장애)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니 김OO 학생을 둘러싼 사회가 김OO 학생에 맞춰가면 된다. 그러면 장애는 없어진다. 그런데, 그 다음은?

이곳에서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분노조절장애"나 "ADHD"같은 장애의 증가를 생각해보면 장애에 대한 "사회적 구성주의적 접근"에서 그  구성원이 대상(장애인)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도 이들을 이해하는 좋은 렌즈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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