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02.06.07 18:46

[현장학습 르뽀] 역시 먹어야 즐겁다.

(*.179.72.206) 조회 수 4875 추천 수 89 댓글 0
**다음은 2001년 3월 10일 우리반 체험학습을 갔던 이야기입니다.**


오늘 신학년 들어 처음 현장학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의 운동이 끝나자 마자 허겁지겁 교실로 들어와 아이들을 앉힌후 오늘의 현장학습에 대한 설명을 하였습니다.
"장소는 까르푸고, 정발산을 넘어........"
아이들은 오늘 살 품목들을 적어 주머니에 넣고 9시 40분 경에 부랴부랴 정발산을 향했습니다. 오늘 하교시간이 12시 30분인지라 시간이 촉박하였거든요.

정발산 산행은 제가 몰랐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상득이와 윤지는 내리막에서 매우 어려워하더군요....
조금 추운 날씨인지라 아이들이나 저나 모두 콧물을 휘날리며 갔답니다. 그래도 공기는 좋더군요.

까루프에 10시 30분 정도에 도착하였는데, 보조선생님과 저 둘로는 학교 밖에서 아이들 하나하나 봐 주기가 벅차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학급을 2조로 나누어 1조(4명)는 스스로 물건을 사오도록 설명한 후 먼저 보내고, 다른 한 조는 제가 보조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매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매장에서 1조 학생들이 물건을 고르는 동안(스스로 자신이 가진 돈의 한도 내에서 물건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2조 학생들은 매장 구경을 한 후 3층 식당코너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점심이 빵과 우유인지라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사 먹기 위해서입니다.

2조 아이들과 식당가에 앉아있는데, 가위 15개와 풀 15개를 사 오라고 한 1조 아이들이 10여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해서, 올라가 보니(학용품은 4층이거든요) 준 돈은 2만원인데, 산 물건의 값은 거의 5만원어치가 아니겠습니까?
물건 계산하는 분께 양해를 구하고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매장으로 들어가 제가 아이들에게 준 돈의 양과 물건 값에 대하여 길~~~게 설명한 후 물건을 고르게 했습니다.

물건을 다 사고 모든 아이들이 식당가에 모였습니다.
상훈이와 윤용이를 시켜 음식을 주문받게 했습니다.

상훈이와 윤용이가 아이들에게
"너희들 뭐 먹을 거냐?"
하고 물었더니
"자장면"
"짬뽕"

역시 아이들은 자장면를 좋아하나 봅니다. 특이하게 현영이가 짬뽕을 시켰지만요...

음식을 만드는 동안, 교실에서 현영이가 사탕을 먹고싶다고 하기에
"그래 사 주마"
라고 이야기 하고 물품 목록에도 적었던 것이 기억났는지 현영이가 계속 사탕을 사야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다시 1조를 시켜 아래층(식료품은 2층이지요..)에 가서 사탕을 한 봉지 사 오도록 하였습니다.

음식은 나왔는데(중국집 주인이 더 먹을 아이들 있으면 더 주라며 3그릇을 더 주더군요. 고맙게도.....) 사탕사러 간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상 일단, 우리가 먼저 먹기로 하고 제가 다시 2층으로 내려가니까.....

천원짜리 사탕 한 봉지를 손수레에 담아 끌고 나오는 아이들이 보이지 뭡니까.
'녀석들, 본 것은 있어가지고.....'
기특하더군요.

아이들이 계산대로 나오는 것을 보고 위로 올라갔더니 음식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빠르고 날렵한 우리반 아이 한 명, 빵 가게의 도너츠 하나를 무단으로 제 입으로 옮기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죄송해라..... 주인에게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더니 주인장(주인장인지 매점의 아가씨인지 잘 모르겠지만) 왈,
"괜찮아요."
라며 밝게 웃더군요. 이 또한 고맙더라구요.....

물건사고, 먹을 것 먹어 오늘의 임무를 무사히 마친 후 마지막 코스인 학교 돌아오는 장정에 올랐습니다. 후식으로 사탕을 하나씩 물고.
까루프에 갈 때와는 달리 햇볕도 따듯하고 든든히 먹어서인지 콧물도 흘리지않고 걸음걸이도 빨랐습니다. 많이 먹었는지 트름을 두번
"끄~윽!"
하는 아이도 있더군요.

역시 먹어야 즐겁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는 내심 걱정이 되었었는데, 무사히 잘 따라다닌 아이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 영구만세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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