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0.01.07 10:47

게시판을 회원제로 운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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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관련된 세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하나는 1992년에 처음으로 PC통신을 시작했을 때의 기억입니다. 모뎀의 삐~ 거리는 소리에 신기해 하던 기억, 1MB짜리 게임을 받느라고 밤새 모뎀을 켜 놓고 잠을 설친 기억 등.

또 하나의 기억은 94년, 인터넷이란 공간을 발견했을 때의 기억입니다. 넷스케이프나 모자익으로 인터넷 공간을 구경하면서 재미있어 하던 기억, 당시 LC475(? 오래되어서 기억이...)라는 애플컴퓨터로 웹핑을 했었는데 참 늦었지만 재미있던 기억.

마지막 하나는 2000년에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때 기억입니다. 처음 홈페이지를 만들 때 여러 생각을 했지만 그 중 하나는 홈페이지의 개방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얼마만큼 홈페이지를 개방해야 할까?', '정보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했고, 결국 제가 만드는 홈페이지는 가능한 완전 개방하기로 생각을 굳히고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도덕적인 기준을 들이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돈"입니다.

좀 무식하게 이야기하면, 밥그릇 큰 놈이 법이죠. 이건희 같이 돈 많은 인간이 몇 천억 사기를 치면 뭔가 큰 뜻이 있고 위대해 보이고, 돈 없는 서민들은 작은 잘못이라도 하면 범죄자가 됩니다. 검찰, 법원, 국회 등 권력이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는 놈들이 나서서 '돈 많은 놈이 최고다!'라고 외쳐 줍니다. 

물론,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힘(권력)을 얻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민주주의 또한 돈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거도 돈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돈의 힘은 대단해서 새로운 계급을 만들고 그 계층을 넘어갈 수 없는 벽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 벽을 넘기란 갈수록 힘들고 불가능해집니다.

결국 돈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어쩌면 목적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돈을 가진 자가 힘(권력)이고, 법이라면 온라인 세계에서는 정보가 그 역할을 합니다. 온갖 정보(인적 정보, 사회현상, 법률, 기술적 정보 등.....)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자에게 힘(권력)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온라인 세계가 오프라인과 다른 점은 힘(권력)의 원천인 정보라는 놈은 배타성과 독점성을 가진 돈과는 달리 나눔과 개방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는 비교적 많은 정보들이 아무런 댓가 없이, 단지 누구에겐가 도움이 되리라는 마음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배우고 더 알고 더 익히며 더 깨달을 수 있는 곳이 인터넷입니다. 이런 정보의 나눔과 개방성 덕분에 온라인에서는 오프라인과 같은 계급이나 벽은 생기지 않고 많은 부분 열려 있게 됩니다.

인터넷을 Web, 즉 거미줄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 관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서 만들어내는 거대한 물줄기. 개방과 나눔에 기초한 관계들의 거미줄 Web. Web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리눅스로 상징되는 GUN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인터넷을 보면 인터넷이 가지는 나눔과 개방성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이메일 감청, 인터넷 패킷 감청,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두렵게 하는 여러 조치 등 국가기관은 국민 머리 속 생각까지 관여하고 개입하려는둣 합니다. 더불어 많은 회원과 DB를 가진 포털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각 홈페이지(블로그)마저 회원제 강화를 통한 정보의 제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포털, 그리고 개인 모두 인터넷을 닫으려 하는 경향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국가나 포털의 경우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개인 홈페이지(블로그)의 회원제 강화를 통한 정보 제한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많은 개인 홈페이지(블로그)들이 회원제를 강화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홈페이지(블로그)의 활성화를 위해서일 것입니다. 이들 홈페이지(블로그) 관리자들 대부분은 홈페이지의 활성화 방안 중 제 1의 방안으로 회원제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원제가 자신(만)의 홈페이지에 회원을 확충하고 그로 인해 홈페이지가 활성화되는 듯한 착각을 보일 수는 있지만 나눔과 개방을 잃은 홈페이지는 웹에서 그 의미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이번에 홈페이지를 새로 고치면서 특수교육과 관련된 메타블로그를 구축할 생각이었습니다.특수교사나 학부모 관련 매체 등의 RSS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금새 그 구상은 접어야 했습니다.

장애인과 관련된 여러 분야(특수교육을 포함한)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진보적인 사람들이란 생각을 해 왔습니다. 분배보다는 성장이 강조되고 사람 그 자체보다는 돈이 더소중하게 여겨지는 자본주의 사회 아래서 장애인이 인간으로서의 기초적인 권리를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은 확연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장보다는 분배, 돈 보다는 사람 그 자체에 더 관심이 있는 사회, 상당히 진보된 사회이지요. 장애인과 관련된 일들이 이러하기에 장애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진보적이며 진보적인 사람들이 만드는 여러 홈페이지들의 정보들은 개인정보나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한 최대한 공유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장애인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홈페이지를 열어보면서 착각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참으로 갑갑합니다. 특수교육을 대표한다는 여러 홈페이지(블로그)들 대부분의 경우 RSS나 ATOM을 발행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회원이 아니면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회원이 아니니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없으며, 이 자료를 보려면 회원등록을 하던가, 아님 그냥 나가 주시던가!'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메타블로그를 만들 생각으로 특수교육과 관련된 여러 홈페이지들을 둘러보면서 내심 

'아, 나도 여러 선생님들이나 우분투 유저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미끼로 회원을 늘리고, 나름 홈피를 활성화 하기 위해 게시판을 회원제로 운영해 볼까?.....'

하는 유혹이 잠시 들기도 하였습니다.(많지도 않은 자료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부끄럽네요. Web에서만은 돈으로 모든 것이 재단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나라도 욕심에서 자유로워져야겠죠?


*그나저나 메타블로그를 만들고 싶은데... 

뭐, 언젠가 되겠죠.... 열려있는 더 많은 특수교육 관련 홈피들을 발견하고 메타블로그를 구성할 수 있는 제 능력이 더 좋아지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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