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사는담(談)
2016.06.20 10:31

염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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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발달하면서 여러 SNS에서 지난 추억을 공유했던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그것도 10년 혹은 30년이라는 아주 오랜 시간을 건너서 다가오는 반가운 사람들을 말이다. 그런데, 오랜 시간을 건너 만나는 반가운 사람일지라도 누구는 적극적으로 인사하고 반가움을 표현하는가하면 또 누구는 망설임으로 관망한다.

 

생각해보니 난 좀 대체로 망설이는 편이다.
오랜만에 소식을 접하니, 반갑기는 한데, 왜 망설임이 느껴지는 것일까.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고, 나 스스로 생각하니 이렇다. 한 때 과거의 어느 좌표에서 같이 치열하거나 행복했던 삶을 공유하였지만 시간의 흐름은 '그'와 '나'의 좌표를 너무 많이 벌려 놓았다. 세월만큼 먼 그 거리 너머 빼꼼이 머리를 내민 '그'로 인해 지금 나의 좌표가 흔들릴까봐 망설인다. 나의 ‘과거’를 공유한 ‘그’가 그나마 만족한 현재의 삶을 사는 ‘현재’의 나에게 들어와 나의 경제적, 문화적, 정신적 좌표를 흔들지는 않을까 하는 경계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그만큼 나는 기득권으로 나의 좌표 둘레에 성을 쌓은 것이다. 기득권의 성 한 구석에 약간의 개구멍은 만들어 놓고, 가끔 그 개구멍으로 바깥을 관망하면서 말이다.

 

늘 혁신과 변화는 중심(기득권 세력)이 아닌 주변부(주변 세력)에서 일어난다. 중심(세력)의 주변(세력)은 해바라기처럼 중심을 선망하는 것들로 채워지지만 가끔 중심을 부러워하지 않는 당당한 주변부도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웃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혁신은 바로 이들 ‘결코 중심을 부러워하지 않는’ 주변(세력)에 의해 이루어진다.
슬프지만, 난 요즘 혁신과 변화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건 아닐까 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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