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시(詩)
2002.06.07 18:57

새, 손 안에 갇히다.

(*.179.72.206) 조회 수 4407 추천 수 61 댓글 0
새, 손 안에 갇히다.


참새를 잡았다.
꿈뻑이는 눈
푸드득 거리는 날개
온 몸을 떨었다.
물똥을 쌌다.

거대한 손아귀에 갇힌 새
타인에게 목숨을 맡긴
새가 보았다.
푸른 하늘을

참새를 놓았다.
새는 새가 본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참새는 좋겠다.
잡힌 것을 알고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얼마 전 아이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학교 닭 사육장에 들어온 새를 잡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이 다른 존재에게 넘어간 위기감을 알았는지, 버둥치고, 몸을 떨더니 물똥을 싸더군요.
'짜식, 걱정하지 마, 아이들 보여 주고 놓아 줄테니....'
아이들에게 참새를 보여 주고 창 밖으로 팔을 내어 손을 펼치니, 새는 기다렸다는 듯이 푸른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문득, 요즘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집으로..."의 김을분 할머니를 천박한 자본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 돈의 장막에 갇혀 사는 사람들, 권력욕의 그늘에 잡혀 사는 사람들.....
그리고 그 틀 안에서 자신이 갇힌지도 모른 채, 자신이 그리는 하늘과 꿈을 잊은 채 살아가다가 다른 이의 하늘과 꿈마저 잡아채는 사람들.....

자신이 가진 영혼과 자아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보다 자연이 주어진 순리에 따라 사는 새가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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