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 먼저, 글을 쓰려니 두렵다.
  ** 다른 그 무엇보다, 또 어떤 충성스런 종님께서 윗님 마음 상하신다고 호들갑떨지나 않을지 그게 두렵다. 한 공간에 살아야 하기에.....
  ***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지난 25일자로 국립학교의 공립화가 발표되었다. 내용의 골자는 43개 국립학교를 공립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 이명박정부가 출범할 당시 인수위에서 내 놓은 안으로 일명 '이주호 안'의 일부였다.
  많은 일반 국립학교의 교사와 학부모들이 국립학교의 공립화를 반대하고 나섰지만주1) 국립학교의 공립화는 정치적 지향점을 떠나서 매우 환영할 일이다. 지금까지 일반 특수 할 것 없이 국립학교는 재정적으로 공립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아왔고, 교사는 사립처럼 고여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국립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가장 싼 사립학교이며 교사의 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주인이 바뀌는 사립학교였다. 학부모들에게는 아까운 일일 것이다. 특히 일반학부모들은. 하지만 교육은 공적인 것이다. 특정개인이나 특정집단, 정권의 것이 아닌 철저하게 공적이어야만 교육의 제 역할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로서 매우 가슴 설래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발표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는 내용이었다. 국립학교 중 5개 특수학교만 제외된 것이다.

  국립 특수학교를 제외시킨 배경을 유추해 보면 가장 일차적인 이유는 '특수교육'에 대한 무지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특수교육과 관련된 일을 처리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장애아이들에 대하여 잘 모르다 보니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많은 경우 소위 전문가의 의견을 따른다. 이번 국립학교 공립화에서 특수학교만 빠진 것도 아마 그 전문가들이 "특수교육의 특수함"을 주장했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특수교육은 국가에서 책임지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관리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립학교가 있어야 한다."
  아마 이런 류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몰라도 참 모른다. 아이들이 특수하고, 교육방법이 특수한 것이지 교육행정이나 교사들까지 특수한가? 우리학교 지난 감사에서 처음에는 수련원에 수업도 하지 않는 교사사 배치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제제기가 옳음에도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없다. "특수학교의 특수성"이라는 학교장측의 해명때문이 아니었을까. 참 바보스럽다. 가르칠 아이도 없고, 수업도 없는 곳에 교사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특수학교이기 때문에? 국립이기 때문에? 국립특수학교에서는 밥 안먹냐?  진짜 국립 특수학교의 "특수성"은 국립특수학교는 아무곳에서도 관리감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수교육을 국가가 책임관리하기 위하여 국립학교를 존속시켰다면 왜 5개 학교만 국립이 되어야 하는가. 모든 특수학교를 국립학교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하나 국립 특수학교가 공립화에서 제외시킨 이유를 유추해 보면 위의 이유를 볼모로 자신의 잇속을 한없이 챙기려는 소위 '국립특수귀족'들의 치졸한 밥그릇 지키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특수교육계에는 귀족들이 있다. 바로 국립특수학교 교장,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서로 번갈아가면서 그 자리를 꿰찬다. 국립학교 교장이 어느날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으로 발령나고, 교육부 특수교육 정책과장이 어느날 국립 특수교육원 원장으로  발령이 난다. 이들은 서로 돌고 돈다. 이들은 서로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다른 곳의 인사과정은 자세하게 몰라서 차치하고, 국립학교를 예로 들면, 국립학교의 교직원 임면권은 학교장에게 있다. 그리고 교원의 경우 공개시험을 볼 때 면접이 40%를 차지한다. 교장 마음대로 임용이 가능한 구조다.
  이러다 보니 국립특수귀족들의 밥그릇은 무한하게 크다. 서로 카르텔처럼 견고한 구조이기에 서로를 건들지 않는 것 같다. 만약 국립학교에서 문제가 있어도 교육부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 왜냐? 그 자리가 그 자리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서로 옮길 수 있고, 언젠가는 나도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간섭하지 않는다. 국립특수귀족들은 자신들의 기관에서 생사여탈권을 쥐고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는 왕이다.

  이번 국립학교의 공립화를 보면 이 나라 그 누구도, 어떤 정권도 쇠뭉치보다 단단한 국립특수귀족들을 어떻게 하지 못하거나 안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4월 전후까지는 바쁘게 움직이더니 그 이후엔 '공립화 없데...'라는 소문이 돌던 때가 생각난다. 국립특수귀족들의 간교한 놀음에 놀아난 교육부가 바보스러운지 그 간교한 놀음을 하는 국립특수귀족들의 재주가 신출귀몰한지, 교과부의 큰 뜻을 우리같은 일개 교사가 모르고 짓는지 잘 모르겠다. 
  위 두 경우 중 어떤 것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이라도 교육과학부는 국립특수귀족들의 존재와 이들의 카르텔을 올바로 보고 국립 특수학교도 공립화의 범위에 넣어야 할 것이다.
  국립특수학교를 일부 국립특수귀족들의 손아귀에서 공공의 것으로 돌려 놓아야 한다.

주 1 모 카페에서 본 국립학교의 공립화를 반대하는 논리를 짚어보면,
1. 시도 교육청의 각종 지시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학교 운영이 어렵다. 선생님들이 공문쓰고 회의 참석하느라 바쁘다.
- 국립에 있어도 여전히 바쁘다. 국립은 공림에 비해 공문이 없다고 생각하나?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공문, 회의 참석.... 이거... 학교장 정신이 똑바로 박혀 있으면 쓸데 없는 공문, 회의참석 없앨 수 있다. 공립은 많고 국립은 적다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는 논리다.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학교운영? 국립이? 10년을 넘게 근무했지만 그런 것 없다. 새롭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지극히 싫어하는 곳이 국립이다. 국립은 안전하고 통상적인 교육활동을 좋아한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는 국립은 그렇다. 일반 국립학교는 모르겠다. 얼마나 창의적인지. 아이들의 학업을 높이은데 좋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까? 어쨌거나 아이들의 인성을 높이거나 실험적인 학교운영(핀라드식이나 스웨덴식, 아님 전통 서당교육의 부활, 슈타이너나 프레네식 교육의 적용같은...)을 하는 국립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2. 훌륭한 선생님을 모셔오기 어렵다. 교과부 상설연구학교라고 하지만 연구학교는 다른 학교에서도 가능하니까.
- 교육은 공적인 것이다. 왜 그 학교만 훌륭한 선생님이 있어야 하는가? 훌륭하다는 것의 가치기준이 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훌륭한 선생님은 여러 학교를 돌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야 한다. 교사는 특정 집단의 소유가 아니다. 연구학교 그거 꼭 해야 하나?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모두 합하여 적용하면 아마 우리나라는 아인슈타인이 넘치고 장애인도 없고 천재들만 사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그런데 기실 그렇지 않다. 그런데도 연구학교를 얼마만큼 더 해야 교육이 좋아지나?

3. 모델학교로서 기능이 약화된다. 똑같은 공립학교인데 선도학교로서 새로운 시도가가 어려워진다.
- 내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모델학교여야 하고 다른 집 자녀가 다니는 학교는 그렇지 않아야 하는가? 돌아가면서 모델학교의 역할을 수행하면 어떤가?

4. 교생실습기능이 약화된다. 미래의 훌륭한 선생님을 키워내는 실습학교로서 기능 약화가 뻔해요. 밤낮을 가리지 않는 헌신적 선생님의 영입이 어렵게 되면 당연히 실습 내용이 부실하게 되겠지요.
- 교생실습기능... 교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상관 말 잘 듣고 공문 잘 처리하고, 복무 잘 하고, 소위 문제 아이들이나 학부모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고.. 뭐 이런거? 교생실습 잘 하면 그 교생이 임용고시에 붙어 훌륭한 교사가 되는가? 4주동안? 교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소양인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은 국립학교의 실습만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립학교의 실습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5. 그렇게 되면 미래 우리 나라 교육력의 약화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 대응할 가치도 없는 논리다.

6. 그리고 최대의 피해자는 바로 부설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입니다.
- 이 말은 맞다. 그동안 매우 싼 유명 사립학교와 같은 곳을 다녔는데, 그 학교가 하루아침에 공적인 곳이 되다니.. 자신이 가진 것이 남들과 같아졌을 때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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