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주차입니다.
생각보다 힘이 드는군요.
그 런데, 저의 경우 특수교육을 20년 가까이 해 왔지만 그동안 아이들과 변변한 과학실험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과학 실험에 필요한 여러 기자재를 갖춘 과학실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경진학교가 세번째 학교인데, 올해 처음 번듯한 과학실이 갖춰져 실험하기에 편리합니다. 아직 기자재 및 여러 약품 등이 조금 모자라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두번째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실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2000년까지만 해도 과학실험을 한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위험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2000년에 스위스에 슈타이너 인지학에 대한 20여일간의 연수를 다녀 온 이후 생각이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인지학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 그리고 올해 과학을 교과전담으로 맡아서 한 달 정도 지도해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과학 역시 덜 추상적이고 더 구체적인 경험이 가능하도록 많은 실험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번째는 저의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과학실험을
하자면 여러가지가 필요하고, 안전사고 등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데, 귀차니즘에 빠져서 그냥 특수학교 교과서를
실물화상기로 보여주거나, 컴퓨터 화면을 사용하는 수업 등의 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사고하고 몸을 움직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방법보다 교과서나 컴퓨터 화면 등 주어진 것만으로 때우려 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내 탓이오....)
한 달 해 보니, 담임을 할 때 보다 더 많은 교재연구를 합니다. 준비할 것도 많고 찾아 볼 것도 많고 찾아 본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시키려면 또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하고....
주 제 : 우리 주위의 물질
담당교사 : 심승현
재 제 : 가루물질의 변화
일 시 : 2010년 5주대 상 : 한국경진학교 고등학생
활동목표 : 요오드와 식초가 여러 가루물질과 반응했을 때의 변화를 알 수 있다.변화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주의 준비물>
: 요오드, 식초, 밀가루, 소금, 설탕, 중탄산수소나트륨(아이들이 먹을 수 있으니 꼭 식소다), 비이커 5개, 샤알레(초자함) 큰 것 2개, 티스푼, 스포이드 2개, 풍선, 삼각 플라스크, 가루물질을 올려 놓을 것(흰 마분지 한 장, 유성매직), 큰 접시(또는 A4용지) 아이들 수 만큼
: 준비물은 아래 학습 내용을 보고 자신의 실정에 맞춰 창의적으로 준비하면 더욱 좋습니다.
가루물질을 올려 놓을 것
샤알레에 밀가루, 소금, 소다, 설탕 등을 올려 놓으면 아이들이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위 그림처럼 일정한 판을 만들고, 그 위에 샤알레를 올려 놓으면 구분이 쉽습니다. 샤알레를 계속 물로 씻어서 다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유성매직으로 글자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꼭 위 그림과 같은 판이 아니더러도 좋은 교육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 준비물 : 유성매직, 마분지(두꺼우면 더 좋음)
나. 만드는 법
- 마분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줍니다.
- 마분지에 열 십자 방향으로 각 물질의 이름을 유성 매직으로 씁니다.
<준비 활동>
▪ 인사하기
- 징 소리 들으며 집중하기
: 징 소리 듣기는 몇 년 해 보니 아이들의 집중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선다.
나.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징을 친다.
다. 징 소리가 끝날 때 까지 모두 조용히 서 있으면 다음(노래하기 등)으로 넘어간다.
가능한 모든 아이들이 징소리를 끝까지 듣도록 지도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징소리가 끝나면 손을 들게 하고 손을 드는 친구에게 간단한 보상을 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중간에 아이들이 시끄럽게 하거나 자리를 이탈하면 반복해서 다시 시도합니다.(상황에 따라 여러번 할 경우도 있고 한 번에 끝내기도 합니다.)
- 노래 부르며 마음 고르기
: '햇볕'이란 노래를 함께 부릅니다. 상황(오전인가, 오후인가 또는 맑은가, 흐린가 등)에 따라 여러 노래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백창우님의 "밥상", 한동헌님의 "그루터기" 등..
: 글자를 모르는 아이일지라도 가사를 함께 나눠줍니다.
여기서 잠깐!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도 가사를 왜 나눠주라고 할까요?
혹시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그 가사를 보고싶어 할 지 모르잖아요^^ 아마 몇 년 째
'넌 글자도 모르잖아!'
라며 접근을 못하게 했을지도 모르죠... 글자를 모르지만 아마 섭섭했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글자 모른다고 아예 방치하지 마시고 찢어 버리더라도 나눠줘 보죠~
▪ 지난 시간 기억하기
- 고체 물질의 분류 방법 생각해 보기
크기, 모양, 성질 등을
조사한다.
조사한 내용
을 토대로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다.
쇠는
자석에 붙는 성질이 있다. 쇠의 자석에 붙는 성질을 이용하여 모래와 쇠를 분리할 수 있다.
조와 콩은
서로 크기가 다르다. 다른 크기를 확인하고 간이채를 만들어 분리할 수 있다.
<본활동 1>
▪ 생각씨 뿌리기
- 사탕 구경만 하기(^^)
선생님 이야기
- 사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사탕과 같은 맛을 내는 설탕은 어떤 관계일까?- 설탕으로 사탕을 만들 수 있을까?
▪ 가루물질에 다른 물질 섞어보기[실험 1]
: 이 활동은 각 반마다 반응이 조금 다르기는 했는데, 여차하면 매우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 명씩 진행시키다 보니 속도가 조금 느리지기 때문입니다.
여러 아이들에게 동시에 실험을 진행시키면 좋은데, 각 반마다 실험 기구나 재료를 당겨 파손기키거나 먹거나 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한 명 이상은 있기 때문에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오드, 중탄산수소나트륨 등을 아이들이 먹으면 심각하기 때문에 실험이 늦어지더라도 교사의 완벽한 통제 하에 실험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됩니다.
가. 오늘 수업의 중요 사항인 "변화"에 대해 주지시킵니다.
나. 실험에 사용될 도구들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식초는 아이들 코에 직접 맡아보게 했습니다.>
다. 아이들에게 소금, 소다, 설탕, 밀가루 등 각 물질을 조금씩 나눠줍니다.(이때, 소다는 아주 극미량만 제공합니다. 먹어도 될 만큼.)
저는 용기가 없어서 그냥 A4용지에다가 각 가루를 나눠 줬습니다. 생각해 보니 흰색 종이보다 유색 종이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왜냐하면 소금, 소다, 설탕, 밀가루가 모두 흰색 계열이라서 아이들이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라. 아이들이 제공된 각 가루물질을 만져보고, 냄새 맡아보고, 맛볼 수 있도록 합니다.
마. 나눠 준 가루물질을 수거한 이후 각 물질에 요오드와 식초를 섞어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에 들어갑니다.
바. 먼저 시범을 보입니다.
사. 각각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아이들 한 명씩 불러 실험을 하게 합니다. 실험을 할 때 변화가 있으면 감탄과("와~ 와~ 변한다, 변해!!" 또는 "자~ 마술처럼 변하는군요!" 같은) 오버액션을 취해서 아이들이 좀 더 재미를 느끼도록 해 줍니다.(특수교사는 헐리우드 액션 전문 배우?^^)
아. 모든 학생들이 한 명씩 실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이 때,
- 스포이드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친구들은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액체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천천히 스포이드 사용법부터 지도한 이후 요오드와 식초로 각 물질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스포이드 사용이 어려운 친구들은 위 그림처럼 스포이드 유리관의 상단을 붙잡고 선생님이 스포이드의 액체를 떨어뜨리면 됩니다.
-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수다스럽게 계속합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물질과 물질이 만나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한 명 정도 수업이 진행되면 아마 40분 수업이 모두 끝날 것입니다. 조금 쉬고 계속 수업을 이어삽니다.
- 앞의 시간처럼 다시 수업을 시작할 때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연스럽게 이어서 수업을 진행합니다.(끊어진 실험이 아니라서...)
▪ 입 안대고 풍선 부풀리기[보너스 실험]
- 탄산수소나트륨(소다)과 식초(산성)이 만나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 우리학생들의 경우 "변화"에만 촛점을 두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가. 풍선에 깔대기를 이용하여 탄산수소나트륨을 조금씩 넣습니다.
나. 삼각플라스크에 식초를 넣고 주둥이에 풍선의 입구를 잘 끼웁니다.
다. 삼각플라스크를 기울여 풍선에 식초를 넣습니다.
라. 변화를 관찰합니다.
: 풍선을 귀에 대어보면 탄산수소나트륨과 식초가 반응하는 소리가 자글자글 들립니다. 아이들에게도 들려 주세요.(위험하지 않습니다.)
▪ 밀가루는 요오드를 만나 어떻게 변화하나요?
밀가루는 요오드를 만나면 검정색으로 변합니다.
▪ 소다는 식초를 만나 어떻게 변화하나요?
소다는 식초를 만나면 거품이 납니다.
▪ 다음 시간엔
- 열에 의한 가루물질의 변화를 공부하겠습니다.
첨부자료 : 과학 수업 계획_5주.hwp
* 이번 수업은 계획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모자라 나머지는 다음 주로 넘겼습니다. 첨부된 활동계획은 처음 계획했던대로 수정 없이 올립니다. 참고하세요.
** 어째서 매번 사진에 나오는 아이들만 나올까요?
마지막 수업이기 때문입니다. 6개 반 중 가장 마지막 반(개학을 화요일에 해서 수요일부터 수업을 했기 때문에 과학 수업의 한 주 단위는 "수요일~화요일"입니다. )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반인 2학년 2반 친구들이 늘 등장하는 것이지요^^
와 ^^ 역~시 명품수업 이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