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왜 인간은 오히려 새로운 퇴보에 직면할까요?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며 끊임없는 ‘진보’를 이뤄왔습니다. 이제 인간은 어떤 생물보다 빠르게 날 수 있고, 어떤 생물보다 땅을 잘 파며, 어떤 생물보다 바다를 잘 헤엄칠 수 있습니다. 천둥 벼락에 두려워 하늘을 향해 빌며 동굴 속에서 떨어야 했던 원시 인류에 비하면 현재의 인간은 옛 그리스 신화의 신(神)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오랜 인간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좀 더 인간다운 모습으로 살기 위해 개발하고, 개척하며 자연을 정복하였고, 많은 발명으로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해 왔습니다. 그런 덕에 우리는 불과 100년 전보다 더 잘 먹고, 더 따듯한 집에서 자며, 더 좋은 옷을 입습니다.(그렇다고 모든 인간의 의식주가 더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일부 인간이 너무 먹어서 사망할 때, 다른 쪽의 일부 인간은 너무 못 먹어서 사망하기도 합니다.) 큰 역사의 흐름을 보면 인간은 매일매일 진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을 맞으면서 그 진보 속 인간의 숨겨진 새로운 야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자본주의의 핵심국가인 미국 빈부격차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어찌할 방도 없이 죽어 나갈 때 부자들은 아름다운 섬을 빌어 단독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바이러스로 죽나, 굶어 죽나 매 한 가지라는 소리를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일당 몇 만원을 벌기 위해 바이러스의 공포를 뚫고 힘들게 일터를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할 때, 부(富)를 향한 무한경쟁에 뛰어든 또 많은 사람은 수억, 수십억의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쓱배송, 새벽배송 등 밤낮없이 노동하는 노동자는 일상적인 바이러스 노출을 걱정하지만,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그 물건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 먹방을 보며 클릭 한 번으로 행복해합니다. 똑같은 노동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급여를 차별하면서 아귀다툼을 하고,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은 아무런 느낌 없이 잘살고 있습니다. 부(富)를 축적한 사람의 자녀들은 비대면 국면에서 성적이 오르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자녀는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도 봅니다.
   코로나 19는 사회의 모든 면에서 부(富)를 향한 무한경쟁이 몰고 온 퇴보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돈을 벌기 위해 벌이는 무한경쟁은 끝을 모르는 플라스틱 생산과 원유시추, 갯벌 메우기, 산 허물기 등 무제한의 자연정복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지구의 온도는 지속해서 올라가고, 빙하는 녹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단추 한 번 누르면 수백만의 목숨을 앗아갈, 그리고 지구같은 별 하나 정도는 몇 번 소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불안하게 머리에 인 채 살고 있습니다. 50년 후, 100년 후의 우리 후손들이 이 지구에 살 수 있을거란 어떤 보장도 못할 지경입니다.


   자연을 정복하고, 더 많은 부(富)를 창출하면서 진보하고 있다고 여겼던 인간은 왜 새로운 야만을 마주해야할까요?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사람과 인류의 진보, 진보한다고 믿는 것의 폭력성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일개 선생의 생각이란 게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여하튼 그렇습니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 실은.. 이 질문의 원조는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입니다. 『계몽의 변증법』 "서문"에 이런 질문을 던지죠. 같은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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