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2017.03.17 17:05

4주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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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과 사랑

 

  42년생 어머니께서는 속담이나 격언을 많이 알고 계십니다. 우리 삶에 너무 적절한 것들이 많아 수집해두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속담이나 격언은 상황 속에서 여러 말들과 어우러져 나오는 것이라

  “엄마, 얘기 좀 해봐요. 어머니 알고 있는 여러 속담들..”

  하고 녹음기를 들이대면

  “글쎄.. 뭔 이야기 말이야.. 생각이 나지 않는데...”

  하십니다. 그리고 일상 대화 중에 말씀하시는 속담이나 격언은 제가 기억을 오래하지 못하고, 메모하려고 해도 잊기 일쑤입니다. 그래도 어머니의 속담이나 격언 중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촌수를 가장 따지는 게 뭔지 아나? 바로 똥이란다.”

  하는 말씀입니다. 오래전에 첫째 녀석 낳았을 때 어머니께서 오셔서 아기의 똥을 보고 하신 말씀인데, 참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똥만큼 사람의 친소(親疏)관계 정도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똥을 봤을 때 가지는 느낌은 그와 나의 관계가 어떤지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그’와 ‘나’의 심리적 거리, ‘그’를 위해 비워둔 사랑의 마음 정도에 따라 똥은 ‘나’에게 사랑스러움에서 더러움까지 다양한 마음의 스팩트럼을 전달합니다.

  특수학교의 많은 선생님들이 매일 타인의 똥을 보고 똥을 치웁니다.

  저도 올해 매일 타인의 똥을 보고 똥을 치울 것입니다. 그 속에서 내가 아이들과 함께 나누려는 삶의 모습이 어느 정도인지 똥은 알려줄 것입니다. 스팩트럼의 한 곳을 누런 색으로 슬며시 표시하면서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통한 똥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한 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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