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사-심승현 선생님편

책 읽기 권위에 대한 복종

2013.01.12 21:08

영구만세 조회 수:2441

  

 

  저자

  스탠리 밀그램 지음 | 정태연 옮김



 출판

 에코리브르 |  2009. 2. 17 발간



  실험 이야기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은 사람의 복종은 어디에서 어떻게 오는지에 대한 생생한 실험과정과  결과에 대한 기록이다. 


   밀그램은 '기억과 학습에 대한 연구'라는 가상의 연구를 광고에 내어 피험자를 모집하고 그 실험자를 대상으로 '권위에 대한 복종'의 실험을 실시한다. 실험은 다음과 같이 실시되었다.

1. 실험자와 피험자 그리고 희생자 세명이 한 조가 되며, 실험자는 제비뽑기를 하여 피험자에게 '선생님'의 역할을 주고, 희생자에게 '학생'의 역할을 준다. 이때, 제비뽑기는 이미 조작되어 있으며 진정한 피험자만 이 사실을 모른다.

2. 이 실험이 '학습'과 관련된 실험이며 학습에 실패했을 때 처벌을 하는 것이 올바른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유명한 이론을 실험하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3. 피험자는 희생자를 전기의자에 앉히고 요동치지 못하게 끈으로 묶은 후 옆 방으로 간다.

4. 피험자가 가르쳐야 할 것은 쌍으로 결합된 학습과제로, 피험자가 일련의 단어를 읽어주면 희생자는 그 단어와 관련되어 학습한 네가지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

5. 만약, 희생자가 단어의 기억에 실패하면 피험자는 15볼트에서 450볼트까지 30단계의 단추를 눌러 희생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한다. 

6. 희생자는 잘 연습된 사람으로 실제 전기는 흐르지 않으지만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더 사실적이고, 처참하게 고통을 호소하거나 실험의 중지를 요구한다.

6. 실험자는 지속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도록 피험자에게 요구한다.

   실험과 관련된 내용과 결과 등 모든 것이 책에 자세히 나오지만 이 실험의 결과를 간략하게 말하면 다음과 같다.

   - 거의 모든 피험자가 실험자의 요구에 따라 희생자가 아무리 고통을 호소하여도 실험을 지속한다. 

   - 피험자의 35%만이 희생자의 요구에 따라 중간에 실험을 멈추지만 나머지 65%는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450볼트의 전기충격을 주는 마지막 단계까지 실험자의 요구에 복종하여 실험을 계속한다. 

   - 중간에 실험을 멈추고 불복종한 사람들조차 극심한 충격이 예상되는 285볼트의 전기충격까지 실험자의 요구에 복종하여 실험을 실시한다.


    일상적 상황의 복종


   사람은 관계의 동물이다. 맹자가 '등공장 상편'에서 사람 관계의 전형을 다섯 가지로 분류1)하여 이야기할 정도로 사람은 관계를 떠나서는 사람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복종과 불복종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 속에서 나온다. '나'란 사람도 마찬가지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권위'에 대한 복종과 복종을 하게 되는 심리적 과정에 대해 그려지지만  책을 읽으면서 줄곧 관통된 생각은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나의 복종'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어디에 복종하거나 불복종하며, 어떻게 복종할까? 부정한 권위에 나는 불복종할 수 있을까?'

   베트남 전쟁에서 민간인들에 대한 생각없이 고엽제가 들어있는 포탄을 떨어뜨리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함에 만족해하는 병사나, 1980년 금남로에서 민간인을 살해하고도 자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함에 안도하는 공수부대원, 유태인을 집단 살해하기 위해 가스를 틀면서 '유태인은 더럽기 대문에 죽어도 된다.'고 욕을 하는 나치병사의 경우처럼 복종이 양심에 반하는 반인륜적 모습2)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일반적인 복종과 불복종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굳이 '권력'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수 많은 일상적인 상황에서 복종과 불복종을 경험한다. 일상적인 상황의 복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나의 일상은 어디에 복종할까.


   왜 복종하는가.


   우리 삶 속 일상적인 복종의 대상을 찾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간단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생각이 떠오른 것인데,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어보는 것이다. 직장의 상사나 평소 존경하던 사람에게 말을 한 번 내려놔 보자.

   "야, 아무개 교장. 잘 지냈냐~" 또는 "어이, 부장. 너 요즘 너무 설치더라. 너 부장되었다고 너무 설치는 거 아냐?"

   실제 이 간단한 실험을 해 볼 사람은 없겠지만 이 실험을 시도하기 어려운 대상이 있다면 그는 내 일상 속에서 복종의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나의 주장을 철회할 수 밖에 없는 대상자를 찾아보는 것이다. 어떤 의견으로 충돌할 때 나의 주장을 철회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도 내 '일상적인 복종'의 대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 두 가지의 기준으로 삶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복종하는 대상(여기에서 내가 복종하는 대상은 나에게 복종하는 대상일 수도 있다.)으로 몇 몇 사람들이 떠 오를 것이다. 

   그러면 왜 복종을 하는 것일까. 맥그램이 실험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생존을 위해 많은 복종의 순간을 경험하고 학습한다. 가족과 제도적 환경 속에서 복종이 가져오는 편안함을 학습하고 이를 보상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복종에 대한 잠재적 이데올로기와 권력자의 상징이 결합하면서 복종은 부지불식간에 우리 사이에서 작용한다.3)

   어찌보면 복종은 우리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장치일지도 모른다. 맹자의 사람관계를 예로 생각해보면 부자관계, 군신관계, 부부관계, 어른과 아이의 관계, 친구관계 이 모든 관계가 일상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관계가 원할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복종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라. 자신의 관계와 그 관계를 유지하는 일상적인 자신의 복종.

   역설적으로 난 '권위에 대한 복종'을 읽으며 '일상의 복종'이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진다.




1. 맹자는 사람 관계의 유형을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이를 보통 우리는 오륜(五倫)이라고 한다. 구닥다리같지만 이 오륜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사람관계망의 전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놓고 사람관계를 생각해 보면 관계의 영역은 다음과 같다.

나와 부부의 연으로 살아가는 아내, 나와 부자의 연으로 살아가는 아버님과 두 아들, 나와 직장 속에서 부딪치는 작장 상사와 동료들, 그리고 벗들, 선후배들. 

   정치인이나 연예인, 마을 사람들 등 그 외의 영역들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관계한다고 이야기하기엔 좀 멀리 있다. 교사라는 직업상 학생들과 나의 관계는 군신유의, 부자유친, 장유유서 등 맹자의 여러 관계망이 혼합된 모습을 보이나 이 또한 맹자의 오륜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맹자의 오륜으로 학부모의 관계를 설명할 수 없다. 일반학교 교사는 학부모와의 관계까지 '관계망' 속에 들어올리 만무하여 맹자의 오륜이 현대사회의 보편적인 관계망으로 맞아 떨어지는 듯 하지만, 특수학교는 다르다. 특수학교에서는 학생과는 다르게 학부모도 관계망 속에 들어온다.


2.  맥그램의 이야기처럼 복종이 반인륜적 상황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늘 권력이 강요하는 규범을 광범위하게 회의하는(의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3.  생각해보면 맹자의 오륜도 결국 복종의 이데올로기로서 작용된다고 할 수 있다. 복종의 이데올로기라고 해서 '복종은 나쁘고, 불복종은 좋다.'는 이분법적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복종과 불복종은 사회를 지탱하고 좀 더 나은 사회로 발전시키는 서로 다른 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천지의 모든 것이 그런 것처럼 양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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