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주 소식_딜레마(1) 누구의 행복인가(자해와 타해)

by 영구만세 posted May 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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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1)-누구의 행복인가

 

  “몇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 딜레마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입니다. 진학, 결혼, 취업 등 인생의 굵직한 선택상황부터, 주말 간식으로 치킨을 먹을지, 피자를 먹을지또는 10초 남은 건널목 신호등을 보면서 건널지 말지등 아주 사소한 상황까지 말이죠. 그리고 늘 딜레마에 빠지죠.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서 선택 직전은 늘 딜레마 상황이니 말이죠.

 

  딜레마로 잘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로는 트롤리 딜레마가 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저자 마이클 샌델은 기차의 수많은 승객을 살릴지, 철로 위의 노동자를 살릴지 누구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을 상정해 놓고 사람들의 다양한 논의를 통해 정의라는 개념을 도출해냅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은 딜레마에 봉착합니다. 저도 마찬가진데, 저의 경우는 현재 학생의 행복과 미래 가족(부모와 형제)의 행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최고의 딜레마입니다.

  자해나 타해를 하는 학생을 자주 만납니다. 거의 한 학년에 한두 명씩 있으니 피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들은 왜 자해나 타해를 할까요? 제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약 95~98% 정도는 의사소통입니다. 의사소통을 위해 자해나 타해를 하는 학생은 자해나 타해를 통해 이미 수년 동안 자신의 의사(예를 들면 배고픔, 소유욕, 귀찮음, 불편함, 배변욕 등)를 해결한 경험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구조적 자해 또는 타해라고 합니다.

  반면, 자해나 타해를 하는 약 5~2% 내외의 학생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현증이나 강박, 환각 등의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는 자해나 타해는 생리적 자해 또는 타해라고 합니다.

  이 중 교육자의 관심은 구조적 자해 또는 타해입니다. ‘생리적 자해 또는 타해는 교육자보다 의사의 몫입니다. 그런데 학생(또는 내담자, 또는 환자)의 이런 자해나 자해는 대체로 의사보다 교육자가 더 잘 구분합니다. 의사 선생님보다는 특수교사의 임상 경험이 더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일정한 대상을 계속해서 임상하지만, 특수교사는 다양한 유형의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임상을 경험하는 수(학생 수 또는 환자 수)도 특수교사가 월등하게 많고요.

 

  여하튼, “구조적 자해(또는 타해)”의 근본 원인은 의사소통입니다. 따라서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주면 학생의 자해(또는 타해)’는 충분히 해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자해(또는 타해)로 자기 의사를 관철하는 구조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어떤 경우 물리적 심리적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데, 학교 현장에서 동원할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모든 방법이 아이의 현재 행복을 침해할 수 있으니까요.(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