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방송을 통해 본 심샘

공중부양의 인문학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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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지용(無用之用)에 관한 이야기는 장자의 인간세에 나옵니다. 

기름은 스스로를 태우고,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에 베이고, 옻나무는 칠로 쓰기이기 잘린다. 모두 쓸모 있는 것만 알고 쓸모없기에 쓸모있는 것을 모른다.

  는 이야기나, 나무 장인인 ‘장석’이란 사람과 그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장석이 엄청나게 큰 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가자 제자들이 왜 그냥 지나가냐고 묻자 답하는 다음 이야기에 나오죠.

그건 쓸모 없는 나무다. 그것으로 배를 만들면 가라앉을 것이요, 그릇을 만들면 깨질 것이다.....(중략)... 아무짝에도 쓸모 없기 때문에 그같이 수명이 긴 것이다.(큰 것이다.)

  이 두 이야기는 쓸모 없음의 미학 정도로 이해됩니다. 쓸모 없어 보이지만 쓸모가 있음으로 오히려 해가 되거나 망치게 된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저는 이 무용지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생선을 먹다가 목에 걸린 것처럼 무언가 답답함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장자도 “쓸모”에 대해 집착했기 때문입니다. 능력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고 그 능력에 따라 사람의 쓸모를 부여하니 말입니다.

쓰임에 따라 분류하고 그 쓰임의 정도에 따라 가치를 부여하는 것. 빛깔과 모양에 따라 분류하고 그 아름다움의 정도에 따라 가치를 부여하는 것.

  이건 우리가 상품을 대하는 전형적인 자세입니다. 사람을 능력에 따라 분류하고 그 능력에 따라 사람의 쓸모까지 부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이미 사람은 상품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예를 들어 배우자(또는 자기자식의 배우자)가 될 사람을 구할 때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나요? 취미 적성, 성격 등 얌전떨며 교양있는 척 이야기하지만, 10분도 안 되어 배우자(가 될 자)의 능력, 위치, 직업, 월급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는 결국 그가 가진 돈과 부동산으로 귀착됩니다. 취업할 때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온갖 표준을 들이대지만 결국 능력입니다. 그것도 암기를 잘 할 수 있는 지적 능력.

우리는 사람마저 상품이 될 수 있는(되고 있는) 시대의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알다시피 사람이 상품은 아니죠. 

  있음으로 행복하고, 함께하기에 포근하고,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른 물건은 세상에 없습니다. 있다고 하더라도 이내 질려버리죠. 하지만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냥 나와 함께 있기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지요.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사람에게는 무용지용(無用之用)도 맞지 않습니다. 사람은 그냥 있음입니다.

  가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음으로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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